무수한 포말들로 완성한 도영의 청춘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4.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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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첫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도영은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매력을 '듣는 사람에게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확하게 부르는 것'이라고 꼽았다. 이 부분을 음색이나 음역대보다도 더 자부심을 가지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도영이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통해 들려주고 싶었던 주제는 바로 청춘이다. 파도보다는 포말에 초점을 맞추고, 새봄이라는 단어의 뜻에 주목해 자신의 시작을 알린 도영의 솔로 앨범에서는 그가 전하고자 하는 청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도영은 22일 첫 솔로 데뷔 앨범 '청춘의 포말(YOUTH)'을 발매한다. 앨범 발매를 앞둔 19일 도영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앨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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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포말'은 청춘이라는 파도 속에서 생기는 다양한 감정(포말)을 담은 앨범이다. 청춘으로서 가장 솔직하게 노래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도영의 목소리와 감성으로 채웠다. 도영은 "저의 취향이 듬뿍 담긴 앨범"이라며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앨범 타이틀에 담긴 포말은 파도가 쳤을 때 생기는 하얀 물거품을 의미해요. 찰나에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파도보다는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친구요. 돌을 깎아 아름다운 절벽을 만들어 내는 게 파도와 바다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속에는 포말이 존재하거든요. 나만 알고 나만 겪었다고 생각한 크고 작은 것들이 절벽이라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대주제에서 시작했어요. 저희 취향과 마음이 듬뿍 담긴 앨범이라 많이 떨리기는 한데 행복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다양한 팀 활동을 펼쳤던 도영은 데뷔 9년 차에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곡을 녹음하는 등 디테일하게 준비한 건 6개월 정도지만, 고민의 시간은 그 전부터 시작됐다. 오랜 고민 끝에 솔로 앨범 발매를 결정한 도영은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저의 취향과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에 대해 고민했어요. 솔로 앨범을 낸다면 무조건 좋은 노래와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스스로 '준비가 되고 있나'라는 걱정과 고민이 있었어요. 여러 차례의 고민을 하다가 나름대로 지금쯤은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발매하게 됐어요."

고민하던 도영에게 확신을 심어준 건 지난해 보여준 수많은 활동들이었다. NCT, NCT 127, NCT 도재정 등의 유달리 많았던 팀 활동뿐만 아니라 OST에도 참여했던 도영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지난해 앨범을 여러 장 냈는데 준비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노래했다는 점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솔로 보컬리스트라면 그 언제라도 잘 해내야 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해를 보면서 이제는 준비가 된 것 같아 시작한 것 같아요. 태일이 형이 아파서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그 안에 있었던 것 같아요. 부담을 느끼기도 했는데 과정 자체에 대한 즐거움도 있었어요. 그걸 해내고 나니 저도 모르게 성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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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곡 '반딧불'은 강렬한 기타 리프가 매력적인 밴드 곡으로 도영이 지닌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보컬의 변주를 통해 청량한 매력을 극대화한 곡이다. 도영은 내가 지닌 작은 빛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며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선사한다. 발라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도영은 밴드 음악으로 타이틀 곡을 선택했다.

"제가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발라드를 생각하신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사실 제 취향은 밴드 음악에 가까워요. 제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예전부터 꿈꿔왔던 음악을 보여드리는 건 처음이라 예상과 다른 행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부터 밴드 음악을 즐겨들었기 대문에 이런 앨범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에게는 낯설지 않아요."

도영이 고등학생 시절 밴드부로 음악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러한 취향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타이틀 곡뿐만 아니라 앨범 수록곡의 절반가량이 밴드 음악이라는 점에서는 도영의 진심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도영은 구체적인 장르보다는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해달라고 소개했다.

"계획적이고 계산적으로 수록곡을 구성한 건 아니에요. 제 취향과 청춘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대곡 성향의 노래도 있고 밴드 음악 기반의 노래도 있고 미디엄 템포의 노래도 있어요. 장르를 고려하기보다는 곡이 가진 의미를 적절히 배치하고 싶었어요."

다양한 수록곡 중에서 눈길이 가는 곡은 '새봄의 노래'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1번 트랙에 배치된 '새봄의 노래'는 도영이 단독 작사한 곡으로 음악을 향한 진심과 설렘을 담아낸 노래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공개한 인트로 필름에 삽입한 '새봄의 노래'는 솔로 앨범을 앞둔 도영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노래라고 확신한 이유도 있었지만, 새봄이라는 뜻에도 주목했어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희망차게 시작하는 다짐이라는 의미도 있더라고요. 보컬리스트로 처음 선보이는 노래이기 때문에 '나 노래할 준비가 됐다. 나와 같이 음악을 들어줄 준비가 됐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내용이 있거든요. 앨범의 시작을 알리고 저의 마음가짐이 들어간 노래라 먼저 들려드렸어요. 사실 그 전에도 작사를 했는데 '까인 적'이 많았어요. 수록된 건 처음이에요. '새봄의 노래'가 컨펌되면서 그 전에 까인 이유가 명확해진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는 제가 하고 싶고 가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거든요."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도영의 솔로 앨범은 기존 NCT 음악에서 느낄 수 있었던 네오함과는 거리가 있다. 의도적으로 네오함을 배재한 것인지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이에 도영은 'NCT와의 다른 모습'보다는 '보컬리스트 도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NCT로 보이는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접근 보다는 '보컬리스트 도영', '음악을 하는 도영'의 모습을 처음 보여드리기 때문에 제 자신을 투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으로 달성하고 싶은 소기의 목표가 있다면 제 목소리를 확실하게 인지시켜 드리고 싶어요. 성적보다는 도영이라는 가수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보컬리스트 도영의 매력은 뭘까. 도영은 '전달하고자하는 게 잘 전달되는 목소리'를 꼽았다. NCT의 네오한 음악에서도, 솔로 앨범의 다양한 음악에서도 도영은 노래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뚜렷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나아가 이는 도영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보컬과도 연결됐다.

"제 목소리의 매력은 전달하고자 하는 게 잘 전달되는 것 같아요. NCT처럼 힙합이나 네오한 음악에서는 호흡이 섞이다 보니 인상 깊은 부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곡마다 가진 감정과 가사가 주는 의미가 다른데 보컬이 해야 할 일은 듣는 분들에게 오해 없이 들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발음도 최대한 똑바로 하려고 하는 편이기도 해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보컬 역시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보컬이에요. 제가 슬픔을 노래하는데 고음에 포커싱이 갈 수도 있고 기쁘고 행복한 노래를 부르는데 다른 것들에 대해 보게 될 때도 있잖아요. 진짜 잘하는 보컬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완벽히 전달해 주는 보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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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생으로 현재 20대 후반인 도영은 스스로가 청춘의 중심에 있다. 물론, 21살에 데뷔해 유명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온 도영의 청춘이 다른 사람들의 청춘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영은 자신이 생각하는 청춘을 정의하면서 "저의 청춘은 이 앨범"이라고 전했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는데, 본인이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준비하면서도 '청춘이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러다 각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이상을 보내고 있는 나날이 청춘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는 지금의 청춘을 이 앨범으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큰 고민 없이 술술 나올 정도로 이번 앨범에 지금의 저를 많이 담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청춘을 떠올렸을 때 투어 다니면서 하루 쉴 때 멤버들과 돌아다니는 그런 이미지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그런 것들이 저를 구성하고 이루어서 앨범을 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앨범을 통해 타인의 청춘에 대해 정의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팬들이 자신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해석하고 실망하는 것을 걱정해 스포일러도 자제했다는 도영은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바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과 오버랩되며 이번 앨범을 향한 도영의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해가 없도록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앨범 스포를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팬분들이 많이 기대하는 것도 알고 타임 테이블이나 뮤직비디오 티저를 보고 '이건 뭘까' 기대하는 것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기대했다가 실망하시는 것 까지 신경을 썼어요. 이번 앨범으로 청춘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그 안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을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름다운 결과물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싶었어요. 마지막 트랙이 '청춘이라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끝에 뭐가 있을까, 행복과 추억이 남아있지 않을까'라는 내용인데 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신 분들에게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오해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다는 도영은 이번 앨범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나아가 "앨범 후의 활동까지가 앨범"이라는 도영의 말에서는 보컬리스트 도영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느껴졌다.

"스스로는 굉장히 만족해요. 아쉬워서 99점 주기에도 애매한 100점 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니 연연하겠지만,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만족하는 상태에요. 다만 앨범 후의 활동까지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밴드 라이브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야 저에게도,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다른 느낌의 감동을 전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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