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친할머니 찾아가 살해한 남매…보완 수사로 자백 받아낸 검찰

머니투데이 정진솔 기자 2024.04.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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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에 친할머니를 살해한 남매에 대해 보완 수사를 거쳐 자백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 사례가 3월 우수 수사 사례로 꼽혔다.

2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부산동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송영인)는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남매를 지난달 구속기소했다.

남매는 경찰 수사를 통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송치됐지만 조사 초반에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살해 동기와 방법도 특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압수수색, 법의학 자문, 검·경 합동 현장검증 등을 진행했다. 수사 결과 남매는 범행 3개월 전부터 사고사로 위장할 방법을 함께 계획했다. 또 설날을 빌미로 할머니를 찾아가 살해한 뒤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하기로 하는 계획을 짠 점도 밝혀졌다.

A씨는 지난 2월 부산 남구에 있는 할머니 집에 방문해 주먹으로 때리거나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할머니를 살해했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 응급실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범행 동기는 돈이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A씨는 장애인 연금·기초생활수급 등을 대신 관리해주는 할머니로부터 소비를 제한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은 "사건 송치 직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범행 동기를 규명하고 범행 전모를 밝혔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손자를 위해 성실하게 재산을 관리해 오던 피해자를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를 엄단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대검은 이외에도 4건의 형사부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원형문)는 불법 리딩방으로 22억원을 편취하고도 개별 사기 범행을 주장해 불구속 송치된 사건을 재수사해 무등록 투자자문업체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을 규명했다.


면세 양주를 바꿔치기 수법으로 밀수입한 일당의 핵심 주범을 밝혀낸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정유선)와 경찰·국세청 일을 봐주는 대가로 1억7300만원을 받고도 무고를 주장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한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문혁)도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곤충사육 전문가 행세로 11억원을 편취한 사기범 사건을 재수사해 구속기소 한 군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창희)도 우수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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