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 윤계상·손석구와 다른 악역…어떻게 가능했나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4.04.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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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서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 역 열연

'범죄도시4' 백창기 역의 김무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범죄도시4' 백창기 역의 김무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무열(41)이 영화 '범죄도시4'로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는 도약을 일궜다.

'범죄도시4'는 마동석이 전 시리즈의 기획·제작·각색·주연을 맡은 그에 의한 영화.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던 데는 매 시즌 '역대급 악역' 캐릭터의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다.

1편(2017) 윤계상, 2편(2022) 손석구, 3편(2023) 이준혁 등 배우들의 재발견을 이끌며 명품 악역 계보를 이은 '범죄도시' 시리즈다. 게다가 신작 '범죄도시4'는 '쌍천만' 후광까지 업고 돌아온 바. 모든 남배우가 탐낼 수밖에 없는 악역인데, 김무열이 당당히 새로운 빌런 백창기를 꿰차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대역 마동석과는 이미 영화 '악인전'(2019)에서 인상 깊은 호흡을 보여주며 신뢰감을 더했다.



극 중 김무열은 피도 눈물도 없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로 완벽 변신, '악역 맛집'인 '범죄도시' 시리즈의 위상을 높였다. 그는 "백창기 역은 꼭 김무열이어야 했다"라는 마동석의 믿음을 입증하듯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날렵한 단검 액션으로 진가를 뽐냈다. 게다가 4편은 이전 시리들의 무술감독인 허명행이 연출자로 나서며 김무열의 액션신이 더욱 빛을 발했다.

또한 김무열은 역할을 위해 체중 10kg을 증량, 디테일을 살린 노력과 열정으로 인생 캐릭터 경신을 알렸다.



김무열, 윤계상·손석구와 다른 악역…어떻게 가능했나 [인터뷰]
이에 김무열은 최근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이유 있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범죄도시4'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어떤 역할이든 주시면 잘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워낙 훌륭한 악역 계보를 자랑하는 '범죄도시'이지만, 김무열은 부담감에 짓눌리기보다 뚝심 있게 백창기를 만들어갔다. 그는 "차별화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더 안 좋을 거라 봤다. '무조건 답습하지 않겠다'라는 자세도 나한테는 불리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좋은 건 가져가고 단점은 배제하고, 이력들이 있다는 게 오히려 데이터가 돼서 부담보다는 장점으로 쓰려 했다. 그런 생각에 매몰되기보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 대한 고민을 우선적으로 했다. 제가 맡은 캐릭터를 만드는 건 맞지만, 결국 중요한 건 공동 작업이다. 기존 호흡에 집중하니 어느 순간 백창기에도 몰입이 되었다. 역시 내가 하고 있은 일이 공동 작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라고 현명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역대 '범죄도시' 악역들을 향한 애정을 전했다. 그는 "빌런들의 각기 장점이 명확해서 누가 더 나았다 말하기 힘들다. 장첸(윤계상) 첫인상의 강렬함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범죄도시'가 8편까지 제작된다고 하던데 장첸은 항상 시리즈의 기둥, 뿌리처럼 존재하고 있을 거라 본다. 마석도처럼 말이다. 마석도 같은 괴물 형사가 있더라도 범죄의 불씨는 언제 어디서든 피어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준 빌런이었다. 2편의 강해상(손석구)은 사이코패스 요소가 잘 결합된 빌런이라고 느낀다. 근데 그 안에 안 어울리는 뜨거운 분노가 있었다. 그걸 손석구가 너무 매력적으로 한 인물에 잘 담아냈다. 이준혁(주성철 역)은 3편에서 정말 평소 아는 사람들한테는 상상 못할 얼굴을 보여줬다. 지인들에게 너의 단점은 너무 착한 거라는 말을 늘 들을 정도로 순둥순둥한 친구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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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4세대 빌런 백창기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무열은 "백창기는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다는 게 다른 면이다. 그동안 빌런들 가운데 가장 이성적으로 즉각적인 위기들을 넘기는, 생존에 최적화된 사람이 아닐까 싶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폭력에 중독되어 있는 인물이라 일대 다수와 싸움할 때도 아무렇지 않다. 이전에 이미 더한 상황을 겪어본 인물이라, 사람 죽이는 것에 감정의 치우침이 없다고 생각했다. 장첸이 뿜어낸 '그럼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는 범죄의 불씨', 이러한 경각심을 백창기로서 살려 여운을 드리려 했다"라고 묵직한 열연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이에 최근 언론시사회 및 VIP시사회 이후 호평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무열. 그는 "주변분들에게 살쾡이 같은 눈빛이 좋았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아내(배우 윤승아)도 잘 봤다고 하더라"라며 쑥스러워했다.

'범죄도시'의 얼굴 마동석에 대해선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무열은 "워낙 훌륭한 연기자이시지 않나. 행보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상대 배우로서 같이 연기할 때도 느껴지는 게 많다. 배우 이외에 제작할 때도 정말 끊임없이 아이디어 탐구를 하신다. 촬영 때 단 1시간만 주무시고, 밤새 다음날 찍을 장면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다. '범죄도시'의 여러 장점 중 애드리브인 듯 모호한 대사들도 형님이 다 기획해서 오시는 거다. 아침에 일어나면 형님이 새벽 3시 30분쯤 작성한 문자가 와 있다. 그날 찍을 장면들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적힌 문자 메시지다. 그 정도로 열심히 하시는 분이기에, 여기서 오는 신뢰가 있다. 마동석 형님만큼 하시는 분을 많이 못 본 거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이러니 벌써부터 '트러플 천만' 달성이 예감되는 '범죄도시4'. 실제로 현재 예매율 70%, 예매 관객 수 30만 명에 육박하며 극장가를 집어삼킬 태세다. 폭발적인 관심에 김무열은 "1000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입에 오르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주변에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오히려 낮춰서 말하게 된다. 저는 '범죄도시4' 팀과 지금도 형 동생 하며 잘 지내고 있고, 후회 없이 즐겼기에 일단은 그것만으로 성공했다고 본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김무열, 윤계상·손석구와 다른 악역…어떻게 가능했나 [인터뷰]
끝으로 김무열은 작년 6월 득남, '아빠'로서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하기도. 그는 "현장에서 일할 때는 아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 아빠로서 책임감 이런 부분은 생각 못 한다. 근데 최근에 그런 걸 느꼈던 게 제가 출연했던 뉴스를 온 가족이 함께 봤을 때다. 어머님, 장모님, 우리 아들도 같이 봤다. 아들의 생애 첫 TV 시청이었다(웃음). 아빠 목소리가 나오니까 되게 신기해하며 보더라. 그때야 비로소 연기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라고 감회에 젖었다.

김무열은 "아직도 아들 얼굴을 보면 믿기지 않는다. 보고 있는 데도 현실인가 싶다. 아직 현실과 비현실을 오고 가는 거 같다. 제가 잘 붓는 스타일인데 그걸 많이 닮았다. 자고 일어나면 아기가 부어 있다"라며 '아들 바보' 면모를 보였다.

김무열의 강렬한 변신이 담긴 '범죄도시4'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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