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사윤이 20일 광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KIA 김사윤이 20일 광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KIA는 20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9-2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IA는 17승 6패로 2위 NC(14승 9패)와 격차를 3경기 차로 벌렸다.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던 2017년보다 빠른 페이스의 관중몰이. 과연 납득이 가는 경기였다.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은 7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1.09에서 1.14로 소폭 상승했다.
NC가 5회 5득점 빅이닝, 7회 3득점으로 8회가 됐을 때는 이미 9-1로 경기의 승패가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였다. 보통 이때라면 앞서가는 팀 팬들도 긴장감이 떨어지게 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KIA 김사윤이 20일 광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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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윤은 선두타자 최정원에게 투심 패스트볼 2개로 가볍게 스트라이크 2개를 잡더니 낮게 떨어지는 시속 136㎞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대타 김한별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초구부터 시속 144㎞ 투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4구째 시속 142㎞ 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그러다 갑자기 시속 130㎞의 느린 체인지업이 눈높이로 들어오자 김한별은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마지막 타자는 손아섭. 현역 타자 타율 1위의 선수답게 역시 까다로웠다. 김사윤의 공 두 개를 가볍게 걷어내더니 볼 3개를 연거푸 골라냈다. 김사윤은 다시 투심 패스트볼 2개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이 역시 걷어냈다. 하지만 마지막 8구째, 바깥쪽으로 멀어지는 투심 패스트볼을 참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이었다.
이 장면에 KIA 더그아웃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김사윤은 쑥스러운 듯 멋쩍은 미소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 역시 홈구장에 찾아와 볼 만한 명장면이었다.
KIA 김사윤이 20일 광주 NC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낸 뒤 미소와 함께 내려오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10년을 잡히지 않은 제구가 하루아침에 나아질 일이 없었다. 2022년 1군에서 가능성을 시험받았으나, 31경기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7.00, 27이닝 28사사구(24볼넷 4몸에 맞는 볼) 23탈삼진으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이름까지 김정빈에서 김사윤으로 바꿨으나, 아예 1군 무대조차 밟지 못했었다. 그렇게 김사윤은 2017년 1군에 데뷔한 후 지난해까지 96경기 4승 2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5를 기록했고, 이대로 잊히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진 모습으로 KIA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 첫 1군 등판이었던 1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⅔이닝 3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4실점(0자책)으로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17일 인천 SSG전에서 1이닝 1볼넷 1삼진을 기록하더니 이날 현역 타율 1위 손아섭 포함 NC 타자 3명을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펼친 것.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3.18로 리그 2위 SSG의 4.37보다 멀찍이 앞선 압도적인 불펜을 자랑하는 KIA다. 현재로서는 추격조에 가까운 김사윤마저 반전 있는 투구를 보여주면서 KIA 불펜은 더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