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울주경찰서에 112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차도로 들어오더니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던지고 도로 한중간에 누워버리는 등 소란을 부린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김현석 경장(40)이 남성을 제압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초에 불과했다./영상=경찰청 유튜브
지난 3월2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울주경찰서에 112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차도로 들어오더니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던지고 도로 한중간에 누워 소란을 부린다는 내용이다.
해당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 마침 인근 초등학교의 하교 시간과 맞물려 남성이 학생들에게 위협을 가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 경장은 순찰차를 다른 동료에게 맡겨두고 조수석에서 내려 급히 남성에게로 향했다.
남성은 190㎝에 달하는 거구로 김 경장보다 20㎝ 이상 컸다. 남성은 만취한 상태라 몸이 늘어져 더 무거운 상태였다.
체급으로 봤을 때 김 경장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남성은 190㎝에 달하는 거구로 김 경장보다 20㎝ 이상 컸다. 남성은 만취한 상태라 몸이 더 무거운 상태였다. 김 경장도 잠시 밀리는 듯했다. 김 경장과 남성이 대치하는 모습./사진=경찰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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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장은 상황이 정리되자마자 막혀 있던 도로를 정리하고 온 동료 경찰과 함께 남성에게 수갑을 채웠다. 해당 남성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약 1시간쯤 뒤 술에서 깨 점차 정신을 차린 남성은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장은 경찰서 교통관리계와 기동대를 거쳐 형사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형사과에서 일할 당시 배관을 타고 도망가는 수배범을 검거하거나 흉기를 든 난동범을 제압하기도 했다.
온양파출소로 온 뒤로는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나는 사람을 뒤쫓아가 검거했다. 음주운전자는 김 경장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골목을 돌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추격전을 벌인 끝에 음주운전자는 김 경장 손에 체포됐다.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이상 0.08% 미만의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형사과에서 쌓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언제쯤 선배들처럼 빠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며 "형사과에서 일할 때 범인을 많이 잡아봤더니 이제 저절로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시민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을 때 경찰관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경장은 "이번에 취객을 제압한 뒤 저를 바라보던 어린이들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으로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선배 경찰관들과 온양파출소 직원들,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190㎝ 거구의 취객을 단숨에 제압한 울산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김현석 경장./사진=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