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브리토. /사진=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는 올해로 어느덧 KBO리그 3년 차를 맞이했다. 외국인 타자가 매년 바뀌는 것이 흔한 현실에 소크라테스는 장수 외인에 속한다. 실제로도 일본프로야구(NPB)에 도전했다 4년 만에 돌아온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를 제외하면 소크라테스보다 많이 뛴 외국인 타자도 없다.
올해 역시 4월 1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소크라테스는 21경기 타율 0.241(87타수 21안타) 1홈런 8타점 2도루, 출루율 0.283 장타율 0.356 OPS(출루율+장타율) 0.639를 마크 중이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사진=KIA 타이거즈
이번 16~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은 소크라테스가 가진 역량의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번 3연전에서 홈런과 타점 없이 타율 0.231(13타수 3안타) OPS 0.616을 기록했다.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KIA 선수 중 가장 좋지 않은 수치였다. 하필 상대편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3·SSG)가 펄펄 날면서 더욱 비교됐다. 에레디아는 3경기 동안 타율 0.429(14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OPS 1.143으로 클린업 트리오 역할을 충실히 하며 SSG의 위닝 시리즈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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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 상태의 소크라테스 활약에 KIA도 100% 만족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구하기 어려운 외국인 선수 시장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은 여전히 신규 선수 영입 시 최대 100만 달러라는 제한액에 발이 묶여 일본프로야구 팀들과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KIA 심재학 단장은 지난해 12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소크라테스가 올해 왼손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등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소크라테스 이상의 타자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내부에서도 적응 문제 등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성 있게 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잡기도 놓치기도 애매한 KIA의 고민은 소크라테스의 연봉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을 앞두고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에 KIA와 계약했다. 지난해 11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50만, 옵션 30만 달러), 올해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50만, 옵션 40만 달러)로 총액은 올랐으나, 옵션만 올랐을 뿐 연봉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 보통 재계약 시 연봉도 같이 올랐던 다른 외국인 타자들의 사례를 떠올리면 이례적이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왼쪽)가 최형우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올해도 소크라테스는 5월이 되면 뜨겁게 타오를지 모른다. 또 외국인 투수들이 역대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국내 선수들이 탄탄한 상황에서 소크라테스의 교체는 우선순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잘하기만을 기다려줄 수도 없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KIA는 최형우(41), 양현종(36), 나성범(35), 김선빈(35) 등 베테랑들의 1년, 1년이 아쉽다.
소크라테스가 필요했던 2년 전과 달리 2024년 KIA 외야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 발 빠르고 중견수가 가능한 최원준이 돌아왔고 타격 재능이 만개한 이우성이 1루로 갈 정도다. 소크라테스가 예년처럼 올해도 5월만 반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KIA도 시즌 후 결단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