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대구 달서구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에서 열린 제105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홍 시장과 약 4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 하며 국정 기조와 인선 등에 대한 제언을 경청하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비서실장은 충직해야 하고 국무총리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며 각각 장제원 의원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이번 회동은 총선 참패 후 홍 시장이 당내 현안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단 점에서 주목된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하루에도 여러 차례 글을 올려 노골적으로 한 위원장 책임론을 띄우는 한편 윤 대통령 방어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사진=뉴스1
홍 시장은 전당대회 룰도 현행 '100% 당원 투표'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회동한 이튿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그 룰은 바꿀 필요가 없어 보인다"라고 썼다.
수도권·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민심을 담아낼 수 있도록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정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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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문 앞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이 나란히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여권 관계자는 "총선에서 지고 언론을 통해 수도권 중심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영남을 중심으로는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기 때문에 당정이 분리돼선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현재 영남, 그것도 대구의 맹주다.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1차적으로 당내 경선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의식해 집토끼 관리에 나서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홍 시장은 대선을 바라보는데 아직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1위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의 싹을 죽이는 한편, 계속 한 위원장과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본인의 체급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가 대권을 쥐게 시킬 수는 없어도 누가 대권을 가지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며 "홍 시장이 이를 알고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