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차관 옷 벗고 경제단체서 다시 뛰는 '행시 31회 동기'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4.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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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차관 옷 벗고 경제단체서 다시 뛰는 '행시 31회 동기'


이인호 전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1차관이 지난 2월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된데 이어 박일준 전 산업부 2차관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부 차관을 지냈고, 비슷한 시기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으로 선임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단체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무역·통상 전문가' 이인호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 부회장과 박 부회장은 1987년 행시 31회로 함께 공직을 시작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산업자원부(옛 산업부) 원자력산업과장, 산업부 창의산업정책관 등 에너지·산업 분야 업무를 두루 경험했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경력은 '무역·통상' 분야다. 그는 지식경제부(옛 산업부) 시절 무역정책과장을 지냈고 산업부에서 무역투자실장과 통상차관보를 거쳤다. 통상차관보 시절 2016년 시작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적극 대응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산업부 1차관에 임명됐다.

이 부회장은 이후엔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무보 사장으로 임기는 2019년 1월부터 3년이었는데 후임 임명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2년 더 사장으로 근무했다. 5년에 걸친 무보 사장 경력, 산업부에서 무역·통상 정책 경험 등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2월 무역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무역협회는 이 부회장을 선임하면서 "중국 사드 보복,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협의 등 굵직한 통상 문제를 처리한 경험이 있는 통상전문가"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에 무역업계를 지원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폭넓은 경험' 박일준 부회장
(서울=뉴스1) =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0차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4.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서울=뉴스1) =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0차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4.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 부회장은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산업자원부 자원개발과장을 거쳐 지식경제부에서 정책기획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 만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정보통신산업국장, 소프트웨어정책관을 지낸 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 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2018년부터 약 3년 동안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의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지내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022년 5월 산업부 2차관으로 공직에 복귀했고 지난해 5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박 부회장이 공직과 산업계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계와 국민·정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그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감각과 경제 현안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한 산업 및 에너지정책 전문가"로 평가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15일 부회장 취임 후 처음 참석한 공개행사(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에서 "(기업 의견을 정부 등에 전달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있겠지만 대한상의가 기업 목소리를 잘 전달하고 필요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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