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발 안 받는 이유 있었네…꿀광 피부 만드는 뷰티테크의 비밀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4.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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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피부흡수율 8배로 늘리는 뷰티 디바이스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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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일 저녁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해 바르는 수많은 화장품, 피부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예를 들어 피부 표면에 바른 화장품에 함유된 유효성분이 100g이라고 하면 피부 속 깊은 곳까지 다다르는 유효성분은 1~3g 수준이다. 나머지는 증발하거나 피부 표면에 남아 결국 씻겨 나간다.



이유는 표피층 때문이다. 약 1.5㎜ 두께인 피부는 표피층, 진피층, 피하지방으로 구성됐다. 피부 가장 겉면인 표피층에는 수분 증발을 막는 저지막이 있다. 이 저지막은 수분 증발을 막는 동시에 외부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다. 이 때문에 진피층으로 향하는 유효성분까지 막는다. 피부에서 가장 두꺼운 층인 진피층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생성해 피부 탄력과 윤기를 담당한다.

진피층에 더 많은 유효성분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화장품의 유효성분 함량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유효성분 함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가격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농축 정도는 그대로 두고 진피층까지 유효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일반 가정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다.



전기 펄스부터 초음파까지…뷰티 디바이스 "진피층 뚫어라"
주요 뷰티 디바이스 기술 /사진=더마펌주요 뷰티 디바이스 기술 /사진=더마펌
뷰티 디바이스의 기본적인 원리는 피부를 자극해 투과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활용되는 주요 기술은 크게 △이온토포레시스 △일렉트로포레이션 △소노포레시스 등이다. 미세 바늘로 직접 피부에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과 달리 비침습 방식을 이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온토포레시스 △일렉트로포레이션 △소노포레시스는 에너지원과 작용 기전에 따라 구분된다. 이온토포레시스와 일렉트로포레이션은 미세전류를, 소노포레시스는 초음파를 에너지원으로 한다.

이온토포레시스와 일렉트로포레이션는 작용 기전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이온토포레시스는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전기에너지의 성질을 이용해 유효성분을 진피층으로 밀어 넣는 방식이다. 이런 전기에너지의 성질이 잘 통하도록 만들어 주는 물질 중 하나가 비타민B, C다.


비타민 B, C를 이온화하면 마이너스(-) 극성을 띄는데 이때 마이너스 극성을 만드는 기기를 피부에 문지르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성질로 유효성분이 표피층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이온토포레시스 기술이 적용된 기기에는 비타민 B, C와 유효성분을 함께 섞은 앰플을 사용하게 된다.

일렉트로포레이션은 이온토포레시스와 작용 기전이 다르다. 일렉트로포레이션은 순간적으로 전기 펄스를 피부에 투입해 잠깐 넓어진 세포막 사이 틈으로 유효성분을 밀어 넣는 방식이다. 넓어진 세포막은 피부 탄성에 의해 자연스레 복구된다. 소노포레시스는 1만7000~2만헤르츠(Hz) 수준의 초음파로 피부를 진동시켜 피부 투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온토포레시스와 유사하다.

이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일렉트로포레이션이다. 가장 최신 기술이기도 하지만 유효성분을 전달하는데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렉트로포레이션의 경우 이온토포레리스처럼 비타민 B, C와 같은 별도의 수용체가 필요 없다. 또 세포막을 직접 열기 때문에 진동만으로 피부 투과성을 높여하는 소노포레시스보다 더 큰 유효성분을 직접 진피층에 전달할 수 있다.

한 뷰티 디바이스 연구·개발(R&D) 책임자는 "어떤 기술이 더 우수하다고 우열을 가리긴 어렵지만 일렉트로포레이션이 여러 제약에서 자유로운 건 사실"이라며 "실험 참가자의 실험 기간 내 컨디션이나 피부 체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 12~24%의 피부흡수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각 기술마다 다른 영업 포인트…"신기술보다는 형태에 주목"
주요 뷰티 디바이스 개요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주요 뷰티 디바이스 개요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각 기술마다 작용 기전에서 차이를 보이다 보니 영업 포인트도 다르다. 유효성분 전달력이 좋은 일렉트로포레이션 중심의 기기의 경우 유효성분이 들어있는 화장품과 연계한다. 에이피알 (390,000원 ▲19,000 +5.12%)의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 부스터프로'가 대표적이다. 에이피알은 자사 기능성 화장품과 에이지알 부스터프로를 연계해 판매한다. '마데카프라임'을 판매하는 동국제약 (18,360원 ▲230 +1.27%) 역시 마찬가지다.

소노포레시스 중심의 기기들은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와 고주파(RF)을 이용한 마사지 효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HIFU의 경우 고강도 초음파 에너지를 근막층까지 전달해 리프팅과 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제공한다. RF는 주파수 에너지로 생성된 열을 전달해 피하지방까지 전달한다.

HIFU와 RF 기기들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기존에 병원기기를 주력으로 삼던 지온메디텍, 원텍 (8,050원 ▼140 -1.71%), 하이로닉 (9,320원 ▼550 -5.57%) 등이다. HIFU와 RF를 사용한 기기는 평균 100만원대 이상으로 평균 30만원대인 일렉트로포레이션과 비교해 비싸다. 이 같은 가격 장벽 탓에 전체 시장점유율은 미미하다.

뷰티 디바이스의 트렌드는 신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기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할 것인가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예를 들어 피부와 기기가 접촉하는 것이 '점'이 좋을지 '면'이 좋을지 혹은 '롤러' 형태가 좋을지 '브러시' 형태가 좋을지 하는 등의 논의다. 최근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아모레퍼시픽 (186,600원 ▼3,200 -1.69%)의 '립큐어빔'은 립스틱 형태로 입술 상태를 진단하고, 케어한다.

잘게 쪼개고 포장지로 감싸고…"유효성분 흡수 올려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뷰티테크 기업들이 디바이스 만큼이나 공을 들이고 있는 건 화장품이다. 정확히는 화장품의 유효성분이 잘 스며들도록 하는 기술이다. 유효성분을 피부에 전달하는 기술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우선은 유효성분을 가능한 작게 만드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히알루론산이다.

보습 유효성분으로 유명한 히알루론산의 일반적인 크기는 100만달톤(Da)이다. 반면, 올리고-히알루론산(초저분 히알루론산)의 크기는 5000만달톤으로 200배 더 작아 흡수가 더 잘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유효성분이 피부에 잘 침투되도록 포집하는 방식이다. 리포솜이라는 '일종의 포장재'로 유효성분을 감싸 전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하나는 유효성분 함량을 높이는 방법이다. 가격은 더 비싸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유효성분 함유량에 따라 피부 흡수량도 늘어난다.

대기업 브랜드들도 주목한 스타트업 유효성분 확대 기술
/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조영욱 스킨스탠다드 대표는 "다양한 침투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화장품 내 유효성분 함량은 여전히 적다. 피부 개선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화장품 유통과 마케팅에 역량을 쏟아야 하는 뷰티 브랜드 특성상 기술 개발은 제조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킨스탠다드는 뷰티 브랜드 기업의 입맛에 맞는 스킨케어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이다. 스킨스탠다드가 브랜드사에 스킨케어 설계도를 만들어주면 이를 제조사에 맡겨 대량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주로 고함량 유효성분과 리포솜 기술을 활용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연매출 500억원 이상인 뷰티 브랜드 위시컴퍼니와 탬퍼린즈 등이 있다.

조 대표는 "화장품의 주 원료인 전성분을 만드는 건 단순하지만 어렵다"며 "높은 함량의 유효성분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원료만 담는 게 스킨스탠다드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포솜화를 이용해 유효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제품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피끄는 화장품 원료가 되는 식물체의 유효성분을 최대로 끌어내는 연화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꽃잎 10g에서 추출할 수 있는 유효성분이 1~2g이라면 라피끄의 기술을 활용하면 8~9g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만큼 유효성분 함유량이 올라가는 셈이다. 라피끄의 기술력에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들의 주문자 개발생산(ODM)이 이어지며 누적 생산량 300만개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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