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수출 1조 시대…'내수 강자' 오뚜기, 해외서 1000억 팔겠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4.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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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아메리카 법인./사진=오뚜기 홈페이지오뚜기 아메리카 법인./사진=오뚜기 홈페이지


오뚜기 (453,000원 ▲19,500 +4.50%)가 올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근 함영준 회장과 황경만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나서 '글로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국, 동남아시아 등 주력 국가별로 전략을 구상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연결기준 3325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4545억원) 중 9.6%를 차지한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나 비중은 0.6% 감소했다. 수출액에서 라면의 비중은 40% 정도다.



국내 주요 라면 3사 중 오뚜기의 수출 비중이 가장 적은 편이다. 삼양식품은 2019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68%로 확대됐다. 농심 신라면의 경우 2021년부터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고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오뚜기는 주력 상품인 라면뿐 아니라 카레, 케챂, 마요네스 등 내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장수 제품이 많아 내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에 오뚜기는 해외에서의 입지 구축을 가속한다고 밝혔다. 라면과 더불어 소스 등도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품목인 라면 수출액을 올해 1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앞서 함영준 회장은 임직원 대상 신년사에서 "글로벌 오뚜기가 되도록 전진하자"고 주문했다. 이어 황경만 대표도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해외 사업 부문과 법인 등을 재정비하는 등 주요 기치로 '해외'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주요 시장인 미국에선 지난해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의 자회사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세우면서 역할을 분담했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가 제품 판매와 수출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는 생산과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현지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 매입도 검토 중이다.


동남아시아에선 할랄, 비건 제품 등으로 공략한다. 국제 비건 협회인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의 인증을 받은 비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국내엔 없는 비건 라면 '진라면 베지'도 수출하고 있다. 또 올해 중으로 베트남 공장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을 생산해 이슬람 시장에도 진입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고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편 라면 수출은 지난해 9억524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라면 수출액이 무난하게 연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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