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전경련 회장 "규제·감독 줄여 국민 뛰게 해 줘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24.04.16 20:00
글자크기
김병준 전 전경련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PADO CEO 아카데미 개강식'에서 '변화하는 세계와 나의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김병준 전 전경련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PADO CEO 아카데미 개강식'에서 '변화하는 세계와 나의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김병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복잡성이 커진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 권력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PADO CEO 아카데미'에서 '변화하는 세계와 나의 길'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 강연에서 "국가가 할 것은 하되 나머지 시장이 할 건 시장이, 또 공동체가 할 건 공동체에 맡겨 위대한 국민이 뛸 수 있도록 해줘야 (복잡성 커진 현대 사회에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ADO는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글로벌 유수 매체의 우수 콘텐츠를 번역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국제시사·문예 매거진이다. PADO CEO 아카데미는 국내외 국제정세 전문가들과 기업의 리더들이 급변하는 세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PADO가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김 전 회장은 과거 조선이 나라를 빼앗겼던 아픈 역사도 권력이 집중된 왕정이라는 시스템이 큰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조선은 왕정 그 자체였고, 왕정은 사회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며 "세 살 짜리 아이, 심지어 정신병자도 왕이 되고, 그런 사람이 사회 변화에 맞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만큼 나라가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왕정이 사라진 데는 이유가 있다"며 "사회적 변화가 국가가 다루는 게 어렵고 복잡해지는데 왕정은 이를 다루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현대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국가 기관 등에 권력이 집중되고, 국가가 국민을 감독하려 하고, 허가를 하려 하며, 간섭하려 하면 할수록, AI(인공지능) 발전,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등에 대응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조선은 좀비 같은 국가였는데, 만약 왕정처럼 변화에 대응 못하면 (대한민국도) 또다시 좀비 같은 국가가 될 것 같다"며 "선거를 보더라도 나날이 의제도 없고, 비전도 없는 좀비 정치가 돼 가고 있고, 굉장히 답답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성공을 향한 열정이 세계 어느 국민보다 높고 혁신 역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공공선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높은 만큼 이러한 국민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전 회장은 "우리 머릿속에 대통령, 국회의원이 바뀌면 사회가 달라질 것이라는 무용지식을 걷어내고 국민이 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며 "규제를 줄이고 감독을 줄이면 틀림없이 혼란이 일어나지만, 그러나 그 혼란은 우리 국민이 충분히 넘어설 수 있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으로 그런 혼란을 조금만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