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희 장윤주 김도현 전배수,사진=tvN
‘눈물의 여왕’은 박 작가의 자기복제식 전개와 반복되는 클리셰에 대한 혹평도 적잖다. 하지만 두 주연 배우인 김수현과 김지원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눈물의 여왕’의 인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끌어서’ 만은 안된다. ‘미는’ 힘이 필요하다. 바로 조연들의 역할이다. 박 작가의 진짜 힘은 여기서 분출된다. 메인 디시 뿐만 아니라 밑반찬들도 맛깔스럽게 깔아 계속 손이 가게 만든다.
정진영 나영희, 사진=tvN
홍수철(곽동연)·천다혜(이주빈) 커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퀸즈가의 아픈 손가락인 홍수철은 번번이 사고를 친다. 퀸즈가가 몰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그가 확인없이 무리하게 대형 리조트 건립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재벌 구성원으로는 낙제점이지만 아버지나 남편으로서 그는 100점이다. 서릿발 같은 할아버지 앞에서도 "우리 아이와 아내를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외치는 배짱을 갖고 있고, 아내에게는 "못난 남편이라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런 홍수철의 진심이 사기 결혼 후 도망친 천다혜의 마음까지 흔들고 있다. 향후 홍수철을 돕기 위해 마음을 돌린 천다혜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이주빈 곽동연,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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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웃음 포인트는 주인공 백현우(김수현)의 누나와 형인 백미선(장윤주)과 백현태(김도현)다. 재벌가로 장가간 동생 덕에 먹고 살면서도 호시탐탐 재벌가를 험담하다가 걸려서 쩔쩔매는 모습을 능청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용두리 내 소문을 책임진다는 백미선이 운영하는 미용실은 ‘눈물의 여왕’이 보유한 강력한 웃음의 멜팅팟이다.
재벌가를 소재로 한 성공한 로맨틱코미디의 비서 역할이 주목받는다는 공식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홍해인의 곁을 지키는 나비서 역을 맡은 윤보미는 ‘걸그룹 에이핑크’라는 이름표를 떼고 당당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비서는 아니지만 백현우의 이혼을 돕는 동료 변호사 김양기 역의 문태유의 코믹 역시 일품이다. 여기에 백미선의 미용실 단골인 강미(박성연), 방실(이수지), 현정(이지혜) 등 ‘용두리 3인방’은 모였다 하면 러닝타임의 5분 정도는 너끈히 소화한다.
김보미, 사진=tvN
게다가 ‘눈물의 여왕’에는 서브 여주인공이 사실상 없다. 분량으로 따지자면 '최종빌런' 모슬희를 연기하는 배우 이미숙이 해당되는데, ‘모슬희와 아들 윤은성의 관계성은 '별에서 온 그대’의 이휘경(박해진)과 유세미(유인나), ‘사랑의 불시착’의 구승준(김정현)과 서단(서지혜) 구도에 비하면 단조롭고 매력이 떨어진다. 윤은성과 균형을 맞추는 서브 여주인공의 부재는 윤은성의 매력을 폭발시키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