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681.82)보다 11.39포인트(0.42%) 내린 2670.43에 장을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60.47)보다 8.05포인트(0.94%) 하락한 852.42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5.4원)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16일 오전 11시25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9원(0.72%) 오른 1393.9원에 거래됐다. 환율이 1390원을 넘은 것은 2022년 11월8일 이후 약 1년5개월만이다. 올해 들어서 원화 약세, 달러 강세 기조는 심화하고 있다.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약 8% 상승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 그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다.
통상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지난 12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27억원 순매도했고 1380원을 돌파한 지난 15일에는 255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역시 오전까지 3000억원 가량 순매도 중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200 선물을 3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날도 오전까지 1조2000억원의 선물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만 선·현물 시장에서 1조5000억원 가량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오며 코스피 지수는 2%대로 낙폭을 확대했다. 26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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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에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환율은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1차 상단은 1400원인데 중동 갈등이 확전으로 연결될 경우 2차 상단은 144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매도세를 부르고 이는 코스피 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었던 2022년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1조921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당시 코스피 지수는 최저 2130선까지 후퇴했다.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과거와 같은 외국인의 과매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수출과 실적 개선, 여전히 남아있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증시 조정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기초체력)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오버슈팅 가능성이 높으며 증시 전반에 걸쳐 극심한 가격 조정을 유발할 소지가 낮다"며 "단기적으로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설 여지는 있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상승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가 약해지면 해외 현지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증권가에선 대표적으로 현대차 (251,000원 ▼500 -0.20%)와 기아 (118,000원 ▼300 -0.25%) 등 자동차 업종이 환율 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