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테크 시장규모/그래픽=조수아
미용·뷰티 분야가 AI(인공지능) 등 혁신기술을 만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혁신기술들이 뷰티 제품의 '초개인화'를 가능케하고 병원 수준의 전문 뷰티 서비스의 가격장벽을 허물고 있어서다.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로 집에서 피부과 시술 수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한 스타트업 에이피알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뷰티 유니콘'으로 도약했다. 제2의 뷰티테크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전통적인 화장품 대기업들도 혁신기술을 적극 도입, 변신을 꾀하고 있다.
로레알이 올해 초 CES2024에서 공개한 대화형 화장품 추천 AI챗봇 '뷰티 지니어스'/사진=CTA
업력 115년의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올해 초 CES 2024 기조연설에서 AI를 제일 먼저 들고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레알은 CES에서 로레알판 챗GPT인 '뷰티 지니어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현재 상태를 입력하거나 사진을 찍어 올리면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AI다.
아모레퍼시픽 (168,800원 ▼2,000 -1.17%)도 AI 기반 초개인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 전용 브랜드 '커스텀미'의 '비스포크 에센스' 등이 대표적이다. 앱을 통해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주름, 색소 침착, 모공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해 개인별 최적의 성분으로 조합한 화장품을 만들어 배송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은 색조화장품 등으로 AI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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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은 뷰티테크 중에서도 AI를 결합한 미용·화장품 시장규모가 2021년 27억달러에서 2030년 133억4000만달러로 연평균 19.7%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 가전이나 기기에서도 고성능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R&VR기술·피부과 대체할 홈 디바이스들도 가세
에이피알의 홈 뷰티 디바이스 4종. 에이피알을 뷰티 유니콘으로 이끈 제품들로 평가받는다/사진=에이피알
LG생활건강 (455,500원 ▼10,500 -2.25%)이 맞춤형 염모제를 내놓으면서 AR·VR로 염색 후 모습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로레알이 인수한 모디페이스, 대만의 퍼펙트 등도 AR·VR 기술을 활용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뷰티 가전제품들도 탄생하고 있다. 미세전류, 초음파 등 기술을 이용해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시키는 제품들이다. 이들은 피부과 시술 수준의 효과를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다. 에이피알 (332,500원 ▼9,000 -2.64%)의 메디큐브, LG전자 (97,600원 ▲100 +0.10%)의 프라엘, 동국제약 (17,690원 ▲690 +4.06%)의 마데카 프라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뷰티테크 중에서도 '홈 뷰티'로 분류된다. 리서치앤드마켓은 글로벌 홈 뷰티시장이 2022년 140억달러에서 2030년 898억달러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부관리에 대해 소비자들의 높아진 수요를 합리적인 가격에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혁신기술 내세워 차별화
주요 뷰티테크 스타트업들/그래픽=윤선정
룰루랩, 릴리커버, 닥터케이헬스케어, 아트랩이 대표적인 AI 활용 뷰티테크 스타트업이다. 룰루랩은 사용자의 모공, 주름, 여드름 등 10가지 피부 항목을 촬영해 AI로 상태를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클리닉, 에스테틱, 피부과의 미용 서비스를 추천하고 교원웰스 등 대기업의 뷰티 디바이스의 솔루션을 고를 수 있게 한다.
릴리커버는 전용 피부진단 기기와 맞춤형 화장품 조제 로봇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술의 기반은 AI에 있다. 진단기기를 통해 측정한 피부 상태를 AI로 진단하고, 제조할 맞춤형 화장품의 성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닥터케이헬스케어와 아트랩도 AI를 이용해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작당모의와 미러로이드는 AR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작당모의는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한 뒤 다양한 색조 화장품을 가상환경에서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퍼스널 컬러를 손쉽게 확인하고 색조화장품 구매 시 실패 확률을 줄여준다. 미러로이드는 미용실 거울에 AR 기술을 접목해 가상의 헤어스타일을 적용해보고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지템, 레지에나는 뷰티 디바이스를 제조한다. 이지템은 미세전류로 화장품 흡수를 돕는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 OEM 제조를 맡아온 벤처기업이다. 비접촉 체온계 등 의료기기를 개발해오다 최근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성공하면서 뷰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레지에나는 집속 초음파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 탄력을 개선해주고 화장품 성분 흡수를 돕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뷰티도 테크도 강한 한국, 기회 커"…정부도 지원 나섰다
로레알이 지난해 개최한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사진=로레알코리아
정부도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특히 AI 등 기술 스타트업들이 화장품 대기업들과 협업할 경우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부터 로레알과 함께 '로레알 빅뱅 오픈 이노베이션'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지난 2월 뷰티 분야 대기업과 AI스타트업들을 만나 뷰티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박 차관은 "뷰티 분야는 AI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혁신 사례"라며 "글로벌 뷰티시장 선도를 위해 첨단 산업과 기존 산업이 융합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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