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쏘스뮤직
2016년 에픽하이가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아티스트를 향한 코첼라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특히 K팝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코첼라에 한국 뮤지션이 참여하는 주기는 짧아지고 아티스트의 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걸그룹 블랙핑크가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 헤드라이너로 참여한 것이 그 절정이었다. 올해에는 르세라핌을 비롯해 에이티즈(보이그룹), 더 로즈(밴드), 페기 구(DJ)가 참여하며 단순히 K팝을 넘어 한국 음악 자체가 세계 음악 시장에서 소구점이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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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르세라핌의 무대 이후 라이브 실력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무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독으로 돌아왔다.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르세라핌의 무대를 편집한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소속사 쏘스뮤직은 보도자료를 통해 "르세라핌이 코첼라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거세게 번지는 라이브 논란을 쉽게 잠재우지는 못했다. 특히 르세라핌의 라이브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논란이 됐다. 과거 음악방송 1위 앙코르 무대 영상에서 보여준 불안한 모습과 이번 코첼라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이 오버랩 되며 르세라핌을 향한 비판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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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성을 포기한 코첼라는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 사막에 위치한 코첼라 밸리에서 개최된다. AR을 깔아도 뚫고 나오는 목소리, 사막의 모래바람과 건조한 기후, 서브 헤드라이너·헤드라이너로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곡의 수 등은 가수들이 라이브를 하기 어렵게 만든다. 라이브가 강제되는 건 아니지만, 코첼라가 많은 가수들의 라이브 실력을 검증하는 무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현명한 무대 구성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납득이 간다. 이번 무대는 무대 중간 멤버들이 쉴 수 있는 멘트도 별로 진행하지 못했고 안무 역시 원곡을 그대로 소화했다. 또한 라이브 실력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온 후반부의 무대 역시 편곡을 통해 조금 더 라이브에 최적화된 무대로 바꿨으면 조금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무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흐름으로 무대를 꾸며내는 것이 멤버들뿐만 아니라 소속사의 역할이기도 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쏘스뮤직, 나아가 하이브 역시 '최단기 코첼라 입성'이라는 타이틀에만 욕심을 내다가 결국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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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직 르세라핌에게 기회는 남아있다. 르세라핌은 오는 20일 코첼라에서 다시 무대를 펼친다. 짧은 시간에 무대의 수준이나 라이브 퀄리티를 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르세라핌은 자신들의 타이틀곡 'EASY'를 통해 쉽지 않은 것도 쉽게 만들어 보이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 지금이 바로 쉽지 않은 것을 쉽게 만들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