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피로 싹...제약업계 내 보기 드문 밸류업 기대주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4.1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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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 (32)파는 것마다 대히트 동아쏘시오홀딩스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동아제약의 박카스D. 동아제약의 박카스D.


금융, 자동차와 같은 가치주와 거리가 다소 먼 제약주는 그간 밸류업 관련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제약주 중에서도 통념을 뒤집는 종목은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110,500원 ▼1,100 -0.99%)가 바로 그렇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자양강장제 박카스, 종합감기약 판피린, 프리미엄 비타민제 오쏘몰 제조사로 잘 알려진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사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동아제약, 제약 개발사인 동아에스티 (67,600원 ▲300 +0.45%), 바이오의약품을 위탁개발생산(CDMO)하는 에스티팜 (93,400원 ▲4,500 +5.06%)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티젠바이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박스권에 머물다가 한때는 7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7%가량 뛰어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금융위원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에는 한층 더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실적과 주주환원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감도 커진다.

효자 자회사 덕 톡톡히 보는 중
동아쏘시오홀딩스 실적 추이/그래픽=조수아동아쏘시오홀딩스 실적 추이/그래픽=조수아
동아제약으로 1949년 설립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3사로 분할된 뒤 이듬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상장사인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의 지분을 각각 23%와 32%를 보유하고 있고 비상장 업체인 동아제약, 용마로지스, 수석, 동천수 등의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제약과 일본 오츠카제약의 합작사인 동아오츠카 지분을 49.99% 보유하고 있다. 일본 메이지 세이카 제약과의 합작사로 설립된 에스티젠바이오의 지분도 80% 넘게 가지고 있다.

이들 자회사 실적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과를 본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와 오쏘몰 쌍끌이 효과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갔다.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자랑하는 박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2569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도 13.8% 성장하며 1530억원을 나타냈다.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란 별명이 붙으며 동아제약의 새로운 간판 종목이 된 오쏘몰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80% 넘게 올라 1204억원에 달했다.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6.2% 증가한 631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8.5% 늘어난 796억원을 나타냈다. 에스티젠바이오, 용마로지스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자회사 덕택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년 연속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어난 1조1319억원, 103.5% 증가한 770억원을 기록해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경영진도 주주환원에 진심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주환원 정책/그래픽=조수아동아쏘시오홀딩스 주주환원 정책/그래픽=조수아
실적이 좋다 보니 주주환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21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2023년까지 비경상적 이익을 제외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당총액은 △2020년 60억6000만원 △2021년 93억8000만원 △2022년 93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경영진도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28일 열린 제76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정재훈 사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목표를 달성했다"며 "주주환원 규모 내에서 배당 후 잔여 재원이 있으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등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발표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는 별도 재무제표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5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3년간 현금배당을 300억원 이상 실시하고, 매년 3% 주식배당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 대표가 말했듯 배당 후 남은 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활용된다. 2021년부터 시작했던 중간배당 정책은 계속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 재무제표 잉여현금흐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라며 "박카스, 오쏘몰, 피부외용제, 더마 화장품 등의 매출이 성장하며, 올해도 동아제약의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과 같이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되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약품 복제약)인 DMB-3115 출시가 임박함에 따라 에스티젠바이오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DMB-3115는 2022년 11월 글로벌 임상 3상을 종료했고, 지난해 7월과 10월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스텔라라의 해외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으로 추정된다.

PBR 여전히 낮아…증권사 목표주가는 15만원대 형성
동일 업종 내 PBR/그래픽=조수아동일 업종 내 PBR/그래픽=조수아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로 1배를 하회해 저평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6,000 +0.77%) 5.73배, 셀트리온 (189,000원 ▲5,300 +2.89%) 2.23배, HLB (111,200원 ▲1,800 +1.65%) 23.68배, SK바이오팜 (87,600원 ▲1,700 +1.98%) 23.11배로 동종업계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수급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선정한 가치형 위탁운용사인 베어링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보유 비율을 8.04%에서 9.10%로 늘렸다. 올해 들어 기관은 6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61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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