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메시지도 CA협의체에서…카카오 중앙집권체제 강화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04.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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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제주 본사/사진=이정현 기자카카오 제주 본사/사진=이정현 기자


카카오 (46,850원 ▲50 +0.11%)가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메시지 관리를 강화한다. 계열사마다 있는 PR(홍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들이 협약을 맺고 있는 본사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내 별도 PR 조직을 둬 본사 차원에서 계열사 메시지를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CA협의체의 역할과 권한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12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본사 PR 조직 일부를 CA협의체 내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로 옮겼다. 이 위원회는 카카오 그룹의 브랜드·메시지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됐다. 위원장으로는 이나리 전 컬리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을 영입했다.



카카오가 CA협의체 내 별도 PR 조직을 둔 것은 카카오모빌리티 분식 회계 논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슈가 있는 계열사 메시지를 본사 차원에서 원보이스로 다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본사 PR 조직에서 계열사와 메시지 조율을 하고 있지만 이를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차원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그룹 차원의 계열사 메시지 관리 강화는 지금까지의 자율 경영 체제를 청산하고 중앙집권체제로 경영 기조를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CA협의체는 김범수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가 공동 의장을 맡은 조직으로 올해 초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재탄생했다. 기존 계열사 간 의견 조율 역할에서 그룹 전체를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계열사들은 최종 의사결정 전 CA협의체에서 리스크 검토를 받아야 한다.



CA협의체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등 총 5개의 위원회로 구성됐다. 각 위원회는 그룹 차원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 위원장은 의견을 참고해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진다. CA협의체에는 총 13개의 계열사가 참여 중이다.

CA협의체의 역할과 권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CA협의체 내 콘텐츠 IP(지식재산권)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계열사 인력을 배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 등 그룹사 IP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룹사 경영을 해당 그룹사에만 맡겨두지 않겠다는 취지다.

카카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CA협의체에 계열사들이 어떤 식으로든 다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CA협의체를 거친다는 게 아직 정확히 어떤 프로세스가 될 지는 모르겠다. 그룹 차원의 통제가 강해진다는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본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계열사 입장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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