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유리 기판·전고체 전지 1~2년 내 시제품"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4.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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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1일 오후 4시 47분 강연을 위해 서울대학교를 찾은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1일 오후 4시 47분 강연을 위해 서울대학교를 찾은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


"유리(글라스) 반도체 기판과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사업에서) 내년~내후년에 시제품을 내려고 합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대표이사)이 11일 차세대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며 2025년~2026년을 프로토타입(시제품) 개발 시기로 제시했다. 고객사들과 유의미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장 사장은 이날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를 찾아 '디지털 미래의 핵심 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서울대는 장 사장의 모교로, 강연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장 사장은 강연 전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기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장 사장은 "앞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모든 전자기기들에 인공지능(AI)이 입혀질 것 같은데, 삼성전기도 AI PC에 (공급을) 하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AI 서버용에도 (반도체 기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형 반도체 기판으로 각광받는 유리 기판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 계열 소재가 주로 사용되는 현재 반도체 기판과 다르게, 표면이 평탄하고 내구성이 높아 반도체의 신호 전달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효율까지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기 외에도 LG이노텍과 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50분쯤 서울대학교 1공학관에서 재학생들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11일 오후 4시 50분쯤 서울대학교 1공학관에서 재학생들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장 사장은 유리 기판 개발 현황을 묻는 질문에 "(삼성전기도) 고객들과 협의 중이며, 내년 정도에 시제품을 한 번 낼 것"이라며 "수주 사업이다 보니 고객들과도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올해 세종에다가 파일럿(시범) 생산 라인을 만들고 26~27년 정도에 고객에 따라 양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 사장이 언급한 전고체 전지도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지가 아닌 고체 상태인 전지다.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높아 용량을 늘려야 하는 분야에 적합하다. 장 사장은 "웨어러블(입는) IoT(사물인터넷) 기기에 적용되는 전고체 전지 분야에서 내년~내후년에 시제품을 낼 것"이라며 "(주력 제품인) MLCC와 공정이 유사해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의 이날 강연에는 시작 30여분 전부터 백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렸다. 강연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서서 강연을 듣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장 사장은 이날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대 오기를 잘 했다고, 공대가 미래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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