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4.09.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https://thumb.mt.co.kr/06/2024/04/2024041116593529293_1.jpg/dims/optimize/)
대통령의 메시지는 넘쳐나는데 국민은 불통이라 느끼는 이 불일치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처음엔 달랐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내세우며 역대 어떤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한 청와대 이전을 실천에 옮겼다. 용산 청사에선 매일같이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러나 한 기자의 소란 사태로 모든 게 달라졌다. 그렇게 소통이 막혔다.
#국민은 왜 '윤석열'을 정치 선언 후 단 8개월 만에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란, 조국 사태의 위선과 무능에 분노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법과 원칙의 상징으로 선택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쇼'는 안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 맞추기, 즉 정무는 했어야만 했다. 윤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나 국정운영은 하지 않겠다며 이를 철저히 배제했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철학과 국민의 인식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주는 PI(대통령 이미지, President Identity)도 자리 잡지 못했다. 정책 추진의 마디마디를 조율해줄 어공(비관료 출신 공무원)의 관절·윤활유 역할도 삐걱거렸다.
대통령은 비장하게 밀어붙이지만 국민은 종종 의아해했다. "인기가 없어도 국익을 위해서는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은 지도자로서 매우 어려운 결단이고 앞으로도 지켜져야 하는 결심이다. 그러나 이게 결실로 이어지려면 국민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정무적 긴장감이 필수다. 자칫 지도자의 진정성이나 뚝심, 추진력이 불통과 독단으로 변질 혹은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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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시작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이상 남았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건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 법인데 지금 와서 대통령의 스타일을 바꿀 순 없다. 대신 누구보다 소통을 즐기고 마음먹은 건 끝까지 밀어붙이고 원칙을 존중하는 '윤석열의 본성'을 지금이라도 제대로 드러내야 한다.
야당과도 적극 대화하되 3대(노동, 교육, 연금) 개혁과 의료개혁, 재정건전성 확보,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 나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은 국민의 지지를 업고 밀고 나가야 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지만 그래도 믿을 건 국민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