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1099조원, 1.6조↓…'정책자금' 풀자 주담대 증가폭 둔화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4.04.11 12:00
글자크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우리나라 소득 대비 가계·기업부채 수준이 역대 최장기간 위험 수위에서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금보[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우리나라 소득 대비 가계·기업부채 수준이 역대 최장기간 위험 수위에서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금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110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이 줄은 영향이다.

대체로 연초에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자금 대출이 주택도시기금의 자체 재원으로 실행되면서 은행 실적에는 잡히지 않는다.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줄었다.

2월에는 2조원 가까이 늘면서 1100조원을 돌파했지만 한 달 만에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됐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담대가 지난달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이는 정책자금 대출이 자체 기금 재원으로 공급된 데다 1~2월 신학기 수요가 지나면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감소한 것이 요인이다. 특히 주택도시기금 재원은 은행권 대출 실적에 집계되지 않는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3월 중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한 것은 기존 은행 재원 공급됐던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이 자체 정책자금 재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라면서 "통상 2~5월에는 자체 재원으로 정책대출을 우선 공급하다가 재원 소진 이후에는 은행 재원으로 보전한다"고 설명했다.


또 3월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상환 지속,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전월(-2조8000억원)에 이어 2조1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차장은 "가계대출이 △계절적 요인으로 전세자금 수요가 감소하고 △부동산경기 부진 △높은 금리 수준 부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영향으로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금리 인하)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높아지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기업대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지난 2월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0조4000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대기업대출이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6조2000억원 늘었다.

기업 대출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전략과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크게 늘었다. 기업대출·대기업 대출은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크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36조원 늘었다. 2월(32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컸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48조5000억원 늘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4월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달 회사채는 연초 기관들의 높은 투자 수요에 따라 5000억원 늘었다. 2월(3조6000억원)에 비해선 크게 줄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