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현황.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리가켐은 지난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ACR 2024 연례회의에서 이중특이항체(BsAb)를 결합한 ADC 'LCB36'과 클라우딘18.2(CLDN 18.2) 표적 ADC 'LCB02A' 등 신약 후보물질 관련 초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LCB36은 B세포 혈액암의 표적 단백질인 CD20과 CD22를 타깃으로 하는 첫 이중특이항체 ADC로, 아직 개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이다.
고형암에서 발현하는 클라우딘(Claudin)18.2 표적 ADC 'LCB02A'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클라우딘 18.2는 위암·췌장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로, 최근 이를 표적하는 항암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리가켐에 따르면 페이로드(화학약물)로서 항암 활성이 높은 MMAE(유사분열억제제)와 TOP1(토포이소머라제I) 억제제를 비교한 결과, TOP1 억제제 페이로드가 MMAE 페이로드 대비 10배 이상 농도에서도 훨씬 약한 독성을 보였다. 현재 클라우딘18.2 타깃 ADC 대부분이 강한 독성의 MMAE를 페이로드로 쓰는 만큼 TOP1 억제제를 활용한 LCB02A가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ADC 강자'를 굳힌 리가켐은 최근 오리온의 유상증자로 자금 실탄이 확보된 만큼 신약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리가켐은 이번 자금 유입과 기존 보유현금까지 약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박재경 하나증원 애널리스트는 "리가켐 파이프라인의 타깃이 다양해지고 있단 점이 중요"하다며 "초기 기술이전 전략에서 자체 임상 개발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고 있다. 확보한 현금을 통해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보와 임상 진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리가켐의 핵심 경쟁력은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β-glucuronidase)에 의해 절단되는 자체 플랫폼 '콘쥬올'(ConjuALL) 링커"라며 "이 방식은 경쟁 상대인 절단성(Cleavable) 링커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 다케다제약·암젠 등과의 기술이전 계약에서도 콘쥬올의 혈중 안정성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