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경합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9일(현지시간) 160년 전 제정된 '낙태금지법'을 부활시켰다. 사진은 지난 2022년 5월 애리조나주 의사당 건물 앞에서 '낙태 금지' 반대 시위 중인 시민들 /AP=뉴시스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찬성 의견을 낸 존 로페즈 판사는 "지금까지 우리 입법부는 선택적 낙태에 대한 권리를 긍정적으로 만들거나 독자적으로 승인한 적이 없다"며 이미 2022년 애리조나주 의원들이 연방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낙태를 제한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애리조나주가 '낙태 금지법' 효력을 중단했던게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과거 주법 '낙태 금지법'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로이터=뉴스1
외신은 '경합주'인 애리조나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낙태권 문제'가 11월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재부상,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각 주의 낙태권 문제에 대한 구체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로 애리조나주 정부는 대선(결과)을 결정하고 상원을 통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 문제를 이용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다"고 짚었다. WSJ은 "낙태 이슈는 민주당이 공화당을 이길 몇 안 되는 기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미국 선거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애리조나 지지율(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은 44.5%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49%)보다 4.5%포인트 밀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전(5.2%)보다 0.7%포인트가 줄어드는 등 박빙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수백만 명의 애리조나 주민들은 곧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령 아래 살게 될 것"이라며 애리조나주 대법원의 '낙태금지법' 부활 판결을 비판했다. 사진=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수백만 명의 애리조나 주민들은 곧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령 아래 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애리조나의 '낙태 금지법'을 "여성이 투표권을 확보하기도 전에 제정된 '잔인한 법"이라고 표현하며 낙태 금지법 부활은 "여성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화당 선출직 공무원들의 극단적 노력의 결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