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도 안 나와 호텔살이"…입주기간 끝난 이 아파트 '텅', 무슨 일?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4.04.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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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 누수/사진=아파트 비대위원회 주차장 누수/사진=아파트 비대위원회


"지난 2월 어린 세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아 한 달 이상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준공승인이 나서 입주했는데 아파트에 이렇게 하자가 많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 1~3월 동안 입주 기간을 가진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부실시공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 기간이 끝났음에도 실제 입주 비율은 50%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강동구 입주 아파트 하자 보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지난해 말 시공을 맡은 A건설에 6만5848건의 하자 보수를 신청했다. 이중 6만3360건의 하자가 보수됐다는 점이 보고돼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사용승인과 준공승인을 받아 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계단 마감 불량/사진=비상대책위원회 계단 마감 불량/사진=비상대책위원회
하지만 아파트 단지 곳곳에 부실시공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입주민들은 주장한다. 비대위는 263건에 달하는 하자 목록을 만들었다. 외관과 내부 마감재 결함, 누수, 복층 계단 돌출, 난방기 장애, 공용베란다 배수구 미시공 등 부실 유형도 다양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부실이 너무 많아 거의 모든 세대가 바닥과 천장을 새로 뜯어내 공사를 해야 할 판"이라며 "하자가 너무 많아 입주 기간이 끝났음에도 입주율이 30~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서울 공공택지인 고덕강일지구 1BL에 들어선 6개동 780세대 규모 아파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019년 진행한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A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입주민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강동구청도 지난주 건설사와 비대위를 만나 향후 하자 보수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시급한 하자에 대해서는 빨리 보수가 이뤄지도록 A건설 측에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행정지도를 통해 하자 보수를 독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행정처분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측도 하자 보수에 대해 더 꼼꼼하게 신경 쓰겠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하자보수팀을 확대 운영해 입주민이 제기한 하자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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