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6세대 10나노' D램…SK하이닉스, 삼성보다 빠르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4.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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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1c) 10나노급 D램 양산 로드맵.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개발한 5세대 10나노급 DDR5/그래픽=김다나6세대(1c) 10나노급 D램 양산 로드맵.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개발한 5세대 10나노급 DDR5/그래픽=김다나


SK하이닉스 (236,500원 0.00%)가 오는 3분기 차세대 메모리인 6세대(1c) 10nm(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D램 양산에 돌입한다. 로드맵대로라면 올해 연말로 양산을 계획 중인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보다 이르다. 올해 반도체 업턴(upturn, 상승전환)이 도래하면서, 두 회사는 6세대 제품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3분기 안에 6세대 10나노급 D램을 고객사 인증하고 양산한다는 내부 로드맵을 세웠다. 현재 D램 업계 주력 제품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기가비트)로 인텔의 서버용 플랫폼과 호환성을 공식 인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에 SK하이닉스의 DDR5를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인증을 받은 DDR5는 인텔 CPU와 결합해 데이터센터에 들어간다. 통상 1~2달안에 인증이 완료되고 직후 양산으로 연결된다.



SK하이닉스의 D램이 인텔의 검증을 받으면, 곧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수 있다. 인텔은 전세계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 80% 가량을 차지할 만큼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DR5는) 커머디티인만큼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가 인텔 인증을 받으면 즉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속도전으로 판매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4세대와 5세대 DDR5 모두 세계 최초로 인텔 데이터센터 호환성 인증을 받았다. 오는 3분기 연달아 6세대 10나노급 DDR5까지 '세계 최초'를 노리고 속도를 올리는 중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고객사 인증과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차세대 D램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로드맵에서 올해 연말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것이라 밝혔다.

6세대 10나노급 D램은 현재 가장 최신 제품인 5세대 10나노급 제품의 차세대 제품이다. 두 공정 모두 최첨단 EUV(극자외선)공정이 적용되지만, 6세대 공정이 전 세대인 5세대 공정보다 더 많은 회로에 사용돼 넷다이(Net Die·웨이퍼당 생산가능한 칩 수)와 전력 효율성 등이 더 높다.

양 사가 밝힌 6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로드맵을 비교하면, SK하이닉스가 한 발짝 앞서는 모습이다. 최초 양산에 나서면 그만큼 시장 선점에 유리해 두 회사는 양산 시기를 두고 진검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 반도체 호황기가 맞물리면서 D램 시장 주도권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업황 반전을 기다리며 반도체 불황기였던 지난해에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이 아닌 6세대 10나노급 D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잘 만드는 것' 만큼 '잘 팔리는 상황'도 중요하다"며 "올해 반도체 호황기가 한창일 때, 업계 최선단 공정이 6세대 10나노급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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