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신감, '실적'으로 증명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4.0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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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신감, '실적'으로 증명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매출이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략) 1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이날 경 사장은 지난해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을 반성하며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 사장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잠정)은 각각 71조원, 6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DS 부문만 살펴보면 매출은 22조~23조원, 영업이익은 1조7000억~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파운드리·시스템LSI에선 적자를 기록했지만 메모리에서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특히 DS 부문 연간 매출은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 사장이 언급한 대로 2022년 수준(98조4600억원)을 무난하게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DS 부문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이 '업황 회복'이란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경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올해는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 시장의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는데 아직 이런 기대는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2024.4.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2024.4.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경 사장이 언급한 '근원적 경쟁력 확보'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관점에서 시장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1위 탈환 가능성, 개발 중인 AI(인공지능) 가속기 '마하(Mach)-1'의 흥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한발 뒤처졌다. 지난 2019년 HBM 개발팀을 해체한 것이 패착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주도권을 찾기 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12단 HBM3E를 개발해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마하-1을 연말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경 사장은 수시로 HBM과 AI 가속기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19일 소셜미디어(SNS)에서 'AGI(범용인공지능) 컴퓨팅 랩'을 설립했다고 밝히며 "미래 AGI의 놀라운 처리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AGI 컴퓨팅 랩이 개발 중인 제품이 마하-1이다.

경 사장은 지난달 29일에도 SNS를 통해 "(HBM) 전담팀은 정성을 다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으로 HBM의 리더십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하-1에 대한 고객의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마하-2' 개발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이런 제품을 기반으로 '반도체 1위'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주총에서 "반도체 사업에서 앞으로 2~3년 내에 반드시 세계 1위를 되찾겠다"고 자신했다. 현재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는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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