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청부사' 문혁수, LG이노텍에서도 1위 자신하는 까닭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4.0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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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조수아 디자인기자/그래픽 = 조수아 디자인기자


'1등 청부사' 문혁수, LG이노텍에서도 1위 자신하는 까닭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축적한 '1등 DNA'로 전장·기판 등 사업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

문혁수 LG이노텍 CEO(최고경영자)의 입에서 연신 1위 달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쏟아진다. 카메라 모듈부터 라이다(LiDAR), 반도체 기판 등 분야도 다양하다. 애플 등 특정 고객사에 치우쳤던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전방사업 수요 부진을 극복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LG이노텍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문 CEO는 업계에서 '1등 청부사'로 꼽힌다. 2009년부터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과 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지속 개발해 왔다. LG이노텍이 광학솔루션 글로벌 1위에 오른 것도 문 CEO의 작품 중 하나다.

문 CEO는 이노텍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1등 청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문 CEO는 지난 7일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축적한 1등 DNA로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를 앞세운 ADAS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후에도 기자와 만나 "반도체 기판 및 차량 전장(전자장치)부품 사업도 1등으로 키워내겠다"고 자신했다.



문 CEO가 언급한 반도체 기판과 전장 부품 분야는 LG이노텍이 아직 도전자에 가까운 시장이다. 지난해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에서 1조 3221억원, 전장 부품에서 1조 5675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광학솔루션 사업부(17조 2898억원)와 비교하면 7~9%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광학솔루션 분야와는 다르게, 아직 전장·기판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구상대로 1위 달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한다면 LG이노텍의 매출 개선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400억원~1500억원으로, 당초 전망치(1000억원 초반)보다 훨씬 높다. 문 CEO의 발언에서 비롯된 LG이노텍의 실적 개선 기대감, 예상보다 큰 신사업 매출 목표 수준 등이 반영된 결과다.

문 CEO는 전장 분야 연간 매출 목표치를 5조원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연매출의 3배가 넘는 수치다. LG의 다른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를 찾아 직접 협력을 논의한 만큼 조만간 대형 발표가 있을 가능성도 나온다.


그의 자신감에는 최근 궤도에 오른 LG이노텍의 투자 성과가 반영됐다. LG이노텍은 그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장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 분야에 지속 투자해 왔다. 아직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이나 유리 기판 등 다방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오는 8~10월에는 FC-BGA를 생산하는 구미 신공장의 매출도 올라올 전망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CEO가 직접 구체적인 사업 목표와 수치, 청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기업 외부는 물론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의미가 깊다"라며 "조직 내 소통 단절 해소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 대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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