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어서..." 돌격대장 눈물의 이유, 더 강해진 황유민 '와이어 투 와이어'로 통산 2승 달성 [KLPGA]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2024.04.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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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민이 7일  2024시즌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중계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LPGT황유민이 7일 2024시즌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중계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T
'돌격대장' 황유민(21·롯데)이 국내 개막전부터 정상에 올랐다.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던 황유민이 무서운 상승세로 날아오르고 있다.

황유민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황유민은 2위 박혜준(한화큐셀·13언더파 275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2승째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을 수확한 황유민은 상금(2억 5266만원)과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116포인트)에서 각각 9위와 8위에서 모두 1위로 도약했다.



황유민은 신장 163㎝로 작은 체구에도 호쾌한 스윙을 펼치며 지난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김민별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후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지난해 29개 대회에서 톱 10에 8번 진입했다. 컷 탈락은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신인임에도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신인상 포인트에서 김민별(하이트진로)에 아쉽게 밀려 2위에 그쳤다.

 황유민이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이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어프로치를 하고 있는 황유민. /사진=KLPGT 어프로치를 하고 있는 황유민. /사진=KLPGT
그러나 KLPGA에서 가장 주목 받는 히트상품 중 하나였다.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폭발적인 파워를 바탕으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7.17야드로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그린을 공략하며 '돌격대장'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 결과 많은 팬들을 '입덕'시키며 인기상 투표에서 13.75%(3590표)의 득표율을 보이며 박현경(한국토지신탁·19.33%, 5045표)을 위협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어 2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황유민은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9일 왕중왕전 성격의 이벤트성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 2023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50점을 주고 싶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골프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힘들게 1년을 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며 "내년 시즌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은 잘 안 해봤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골프를 더 단단하게 잘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한층 더 단단해진 실력으로 돌아왔다.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열린 두 차례 대회에서 공동 12위, 공동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황유민은 이번 대회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비거리 1위 방신실(KB금융그룹), 징계에서 돌아온 '비거리 여왕' 윤이나(하이트진로)와 한 조에서 플레이한 황유민은 이틀 연속 보기 없이 5언더파를 적어냈고 3라운드에서도 버디만 2개 잡아내며 노보기 행진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우승 확정 후 황유민(가운데)이 동료들에게 물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KLPGT 우승 확정 후 황유민(가운데)이 동료들에게 물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오른쪽)과 캐디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오른쪽)과 캐디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단독 선두로 시작한 4라운드 2번 홀(파4) 만에 흐름이 깨졌다. 티샷이 좌측 러프로 빠졌고 세컨드샷이 그린 옆으로 향했다. 감각적인 어프로치 이후 1m 퍼트가 돌아나오며 한 타를 잃었다. 이어 3번 홀(파3)에서도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다. 파 퍼트가 다시 홀을 돌았고 2홀 연속 타수를 잃었다.

그러나 금세 바운스백했다. 4번 홀(파5) 티샷도 페어웨이를 지키진 못했으나 정교한 웨지샷을 홀 가까이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다. 이어 6번 홀(파4)에서 완벽한 티샷에 이어 이단그린을 넘기는 아이언샷을 뽐낸 황유민은 3m 가량 퍼트를 떨어뜨리며 이븐파를 만들었다.

9번 홀(파4)에선 오르막에서도 페어웨이 끝에 멈춰서는 260야드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버디 찬스를 잡았다. 5m 퍼트가 홀을 돌았지만 2,3번 홀과 달리 경쾌한 소리를 내며 버디로 연결됐다.

이후 후반 라운드에선 차분하게 '올 파' 행진을 이어갔다. 티샷 정확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0%에 그쳤다. 이번 대회 전체에서 62.5%였던 것과 크게 대비됐다. 그럼에도 타수를 잃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발휘했다. 박혜준이 막판 상승세를 타며 쫓았지만 끝내 한 타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황유민의 우승으로 막이 내렸다.

KLPGT에 따르면 우승자 기자회견에 나선 황유민은 "전지 훈련을 열심히 해서 한 단계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렇게 결과까지 빠르게 따라와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확정 후 두 팔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황유민. /사진=KLPGT 우승 확정 후 두 팔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황유민. /사진=KLPGT
 황유민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KLPGT
라운드 초반 흔들렸지만 "보기를 했지만 퍼트할 때 내가 본 대로 잘 쳤고 공 굴러가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고 느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의연히 경기에 나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정작 황유민을 힘들게 한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자꾸만 감기는 티샷이었다. 황유민은 "개인적으로 왼쪽으로 휘는 구질이 나오는 게 무서운데 12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휘면서 많이 흔들려서 머리가 새하얘졌다. 15번 홀, 16번 홀 페어웨이가 좁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5번 홀이 되자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잘 극복해냈다. 황유민은 "드라이버가 흔들릴 때 하는 나만의 샷이 있다. 그립을 짧게 잡고 탄도를 낮춰서 드로우 구질로 치려고 한다"며 "작년보다 더 성장했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아직은 더 좋아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중계사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황유민은 "경기 후반 남은 홀들에 자신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고 힘들었다는 생각이었다"며 "경기가 끝나고 기쁨보다는 '다 끝났다.'라는 안도감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우승을 차지한 만큼 목표는 더 높게 잡을 수밖에 없다. 황유민은 "목표는 다승이다. 일단 첫 승을 생각보다 빨리 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과 내가 좋아하는 코스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 물론 롯데 오픈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황유민. /사진=KLPGT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황유민. /사진=KLPGT
 황유민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L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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