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땅 밟은 옐런 "미국과 중국, 적이 아닌 파트너 돼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7일 중국 베이징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중국의 저가제품 공급 과잉 생산 문제를 거론했다. 또 양국은 이 문제를 논의할 공식 회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위기관리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7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4. 4. 7 /로이터=뉴스1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리 총리와의 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으로 중국의 과잉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양국이 복잡한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차이점을 무시하지 않고 힘든 대화를 피하지 않고, 서로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소통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존중해야 하며, 적이 아닌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옐런 장관의 방문에 대해 "건설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이번 합의가 양보인지, 아니면 미국의 보복을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은 우리 시장에 중국 수출품이 넘쳐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출국 전부터 중국의 청정에너지 등 분야 과잉 생산 문제를 언급했으며, 전날 광둥성 광저우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서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6일 회담 직후 본인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우리(미·중)는 국내 및 세계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집중적인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거시경제정책과 산업의 과잉생산 문제 등을 논의하고, 미국인 노동자와 기업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국무원도 회담 이후 낸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의 경제·무역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생산 능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언론은 최근 옐런 장관의 주장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위한 핑계', '미국의 악의적인 캠페인'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지난 4일부터 방중 일정을 시작했으며 8일에는 류허 전 부총리,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를 만난 후 중국 방문 성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