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필수의료 정책 걱정…포괄적 아닌 집중적 투자 원해"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4.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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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윤석준 고려대 교수, 김민선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상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조충현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5일 낮 3시20분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의 역할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윤석준 고려대 교수, 김민선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상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조충현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5일 낮 3시20분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의 역할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핵심이 필수의료 지원인데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재정 투입이 너무 포괄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필수 의료라고 하면 이 범위나 정의에 의료계 의견이 많고 다양하지만, 정부가 투입하겠다는 것은 10조원 플러스알파거든요. 그러니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필수 의료는 응급의료, 중증 외상, 중증 소아, 흉부, 혈관, 분만 등 정도의 범위로 사회적 합의는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5일 낮 1시40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토론회는 지역·필수의료가 충분히 공급되도록 제대로 보상하는 건강보험의 역할과 중장기 개혁과제에 대헤 정부·전문가 발제와 토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안 대표는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문케어'라고 하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며 "목표는 좋았지만 결국 그에 대한 평가는 아주 긍정적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의 대표인 안기종 대표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재정 투입을 강조했다.

또 비급여는 선별급여 제도를 활용하자고 했다. 안 대표는 "현재 비급여 영역이 비용 관리가 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있다"며 "선별급여로 편입해서 평가를 통해 급여분을 포함할지 아니면 퇴출시킬지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선별급여는 급여와 비급여 사이에 있다. 경제성, 치료 효과성 등이 불확실해 추가 근거가 필요하거나 잠재적 건강 이득이 있는 의료행위를 본인부담률을 확대해 급여권에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조중현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필수 의료 범위 개념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책임감 갖고 일하겠다"며 "제도를 만드는 데 현장 의견을 잘 듣고 만들어서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의료진의 현장 고충 토로도 이어졌다. 김민선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매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적자가 130억~150억원"이라며 "매일 진료를 보면 하루 4000만원의 적자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행위별 수가에 전혀 반영돼있지 않은 소아 진료의 특성이 너무 많다"며 "간단한 의료 행위를 할 때도 시간이 3~5배 되는 것은 현장을 하루만 보면 알 수 있다. 소아의 입원 진료를 담당한 의료진도 희소자원이고 이를 사용하는 데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책 가산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그동안) 분야별 여러 가지 의료 행위 유형이나 이런 분야별, 지역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이야기가 나왔고 필수의료 등에서 보상이 공정하게 되고 있냐는 지적이 있다"며 "이제 정책 방향에서 계속 언급되는 것이 가치 기반 보상인데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해서 보상하긴 어렵겠지만 다른 정책 수단을 동원해서 보상제도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6차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는 윤석준 고려대학교 교수 좌장과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이상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민과 의료진의 입장에서 필수의료 현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보상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발제에서는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의 '필수의료 강화 위한 재정투자 방향 및 이행계획'과 신영석 고려대학교 교수의 '미래 환경변화 대응을 위한 건강보험제도의 역할' 등이 다뤄졌다. 이 국장은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보완·개선하는 지불제도 개혁과 연동해 2024년 산모·신생아, 중증질환 등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1조4000억원+α의 재정 투입 계획 등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의료의 질 중심의 가치기반 보건의료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 등을 제시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확립하려면 역량 있는 전문의의 양성,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더불어 공정한 보상체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올해부터 적극적인 필수의료 집중 보상과 지불제도 개선 등 구체적 보상방안을 마련해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필수의료 중심'으로의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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