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 필요한 트럼프에…사우디, LIV골프로 우회 지원?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4.06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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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사 소송에 휘말려 수천억원대 법률비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우회상장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외에 새로운 현금 창구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전 세계 유명 선수들을 영입해 대회를 개최하는 '리브(LIV) 골프'다. 리브는 지난해 미국 PGA투어와 합병을 선언하며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럴 도럴 골프장/사진=LIV GOLF(리브 골프) 홈페이지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럴 도럴 골프장/사진=LIV GOLF(리브 골프) 홈페이지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즈니스 모델이 호텔 체인에서 리브골프와 연계된 골프장 및 리조트로 옮겨가고 있다며, 특히 리브를 연결고리로 트럼프 일가와 사우디가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5일 개막한 '2024년 제5회 리브 골프' 대회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럴 도럴 골프장에서 열린다. 리브골프가 처음 생긴 2022년부터 3년 연속 트럼프의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NYT에 따르면 공식 대회 다음날 열리는 프로암 이벤트에 유명 선수들과 친선 라운딩에 참여하려고 9000달러 이상을 지불한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하루 수백만원짜리 VIP 관람권부터 가장 저렴한 63달러(8만5000원) 하루 갤러리 관람권까지 다양한 종류의 입장권 판매 수익도 쏠쏠할 전망이다. 욘 람(스페인), 캐머런 스미스(호주),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미국), 테일러 구치(미국), 리 웨스트우드(영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다 보니, 이들의 경기를 보러오는 사람들로 객실과 레스토랑은 꽉꽉 찰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럴 도럴 골프장/사진=LIV GOLF(리브 골프) 홈페이지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럴 도럴 골프장/사진=LIV GOLF(리브 골프) 홈페이지
대회 기간 리조트 객실은 더 비싸다. 골프장이 한눈에 보이는 '샬레'는 3일 동안 8만9000달러(1억 2000만원)이고, 일반 객실은 1박당 1000달러(135만원)이다. 또 16번 홀 그린을 내려다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벙커 샷'의 자릿값은 272달러(36만원)이다.

NYT는 플로리다 도럴의 643개 객실은 거의 다 예약이 찼고 경기가 펼쳐지는 주말동안 리조트에는 수만 명의 골프 팬이 몰릴 것이라며 트럼프의 수익도 작지 않을 것으로 봤다.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골프장이 포함된 리조트 관련 부대사업으로 연간 2억 달러(약 26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리브골프 대회가 사우디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우디의 관계에도 시선이 쏠린다.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는 지난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만든 투자사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2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쿠슈너는 리브골프 중계권 협상에 개입돼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NYT는 "사우디 정부와 트럼프 가족들의 관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컴백' 노력뿐만 아니라 트럼프 일가의 골프 사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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