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투자내역/그래픽=윤선정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함께 더존뱅크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7월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은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한 내역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4.8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9%,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0%를 보유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출범에 참여한 이유는 더존비즈온의 '기업 데이터'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소액의 개인사업자 부문을 제외한다면 개인금융 부문이 전부다. 이는 신한은행이 앞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다 최종적으로 불참한 이유로도 꼽힌다.
반면 더존비즈온은 기업 내 급여관리, 회계, 물류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다.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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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D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더존비즈온의 국내 ERP 시장 점유율은 16.8%로 글로벌 1위 업체 SAP(21%)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중견·중소기업 ERP 시장에서 더존비즈온의 점유율은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존뱅크도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존비즈온 측은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에 필요한 기업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AI 활용 기업 신용평가모형 개발 경험과 역량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더존비즈온의 지분 1.97%를 취득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최근에는 더존비즈온과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해 중소기업 특화 금융플랫폼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JC) '더존테크핀'을 설립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제4인터넷은행 출범에 뛰어들면서 유뱅크·소소뱅크·KCD뱅크 등 제4인터넷은행 출사표 던졌던 기존 컨소시엄들은 대형 은행을 주주로 섭외하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인가의 핵심을 자본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가량의 자본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대형 은행 등 금융사가 참여하지 않고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한은행의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로 국내 5대은행 중 인터넷뱅크에 투자하지 않은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다만 농협은행은 같은 NH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지분(5.52%)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