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중국 상하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주가각 수상마을에 있는 루이싱커피 북대제점. /사진=박수현 기자
이곳에는 메뉴판도, 계산대도, 키오스크도 없다. 모두가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앱을 켜서 음료를 주문했다. 매장 안에선 점원 한 명만이 태블릿을 확인한 뒤 부지런히 음료를 만들고 내놓기를 반복했다. 기술 중심의 신소매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루이싱커피의 독특한 경영 방침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 퇴출된지 4년…처음으로 스타벅스 매출 넘었다
최근 3년간 루이싱커피 매출 및 점포 수.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랬던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실적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루이싱커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7.3% 늘어난 249억위안(약 4조6460억원)으로 처음으로 스타벅스 차이나를 앞섰다. 분기 매출로는 지난해 2분기에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제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가 중국에 들어선 1999년 이후 처음이었다.
스타벅스를 떼고 봐도 루이싱커피의 실적은 빛났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2% 늘어난 70억6000만위안(약 1조3174억원), 순이익은 443.65% 늘어난 2억9640만위안(약 553억112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8034개 점포를 새로 열었는데,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해 매장이 1만6248개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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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싱커피, 호실적 기록했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은 '글쎄'
지난달 2일 중국 상하이 황푸신구에 있는 루이싱커피 이튼국제점. 따로 계산대가 없는 매장 안에선 점원 한 명만이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다. /사진=박수현 기자
중국 내에서는 커피의 대중화가 루이싱커피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한다. 과거 스타벅스가 중국에 입성했을 당시에는 커피의 값비싼 가격이 사회적인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값싸고 접근하기 쉬운 커피를 찾는 것이 시장의 트렌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를 제치고 루이싱커피를 비롯한 중국 토종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봤다.
중국 전통 브랜드와의 협업, 다양한 신제품과 발 빠른 마케팅 전략도 긍정적으로 봤다. 루이싱커피가 중국 대표 백주 브랜드인 '마오타이'와 협업해 내놓은 라떼는 출시 첫날에만 매출이 1억위안(186억7300만원)을 넘겼다. 이외에도 루이싱커피는 연간 수백개의 신제품을 내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등 비교적 보수적인 스타벅스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전 세계 투자자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장외주식시장(OTC)에서 루이싱커피는 전일 대비 0.6% 오른 25.15달러를 나타냈다. 2020년 6월26일 1.16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2021년에 들어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지난해 초부터는 20~3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