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카리 쏘아올린 '노피봇' 가능성...울어버린 3대 지수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4.0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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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카리 쏘아올린 '노피봇' 가능성...울어버린 3대 지수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올해 금리인하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중앙은행 인사의 매파적인 발언과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세로 인해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꺾이지 않고 계속된다면 올해 계획한 금리인하를 아예 한 차례도 실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른바 'No Pivot(노 피봇, 금리정책 전환불가)' 가능성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30.16(1.35%) 내린 38,596.9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64.28포인트(1.23%) 하락한 5,147.2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28.38포인트(1.4%) 떨어져 지수는 16,049.08에 마감했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경직된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현재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다른 위원들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국채시장의 금리가 솟아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토발은 이어 "S&P 500 지수가 장기 평균 대비 33% 프리미엄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은 여전히 비싸다"며 "이러한 지수 상승성과 중 일부를 소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고평가인 시장이 하락할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매파적 연준 점입가경...닐 카리카리 "올해 금리인하 없을 수도"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고용 그 자체만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를 연기할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3.2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고용 그 자체만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를 연기할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3.2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미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하루가 달리 강해지고 있다. 급기야 올해 3차례로 예고했던 금리인하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월 미국 중앙은행 회의에서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인플레이션 저감이 계속 정체된다면 연말까지도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시카리는 이날 팬션스&인베스트먼트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방으로 내려오지 않고 옆으로 뻗어 움직이게 된다면 중앙은행은 다시 금리인하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며 "현재 경제에는 많은 변수(모멘텀)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시카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강해질 경우 연준이 기준 금리를 현재 5.25%~5.50% 범위에서 장기간 더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금리에도 물가저감 효과가 없다면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말했다. 속도가 느리지만 인플레 저감이 현재 금리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기에 금리정책을 상방으로 되돌리는 없을 거란 걸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사흘 전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금리인하를 빨리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발언해 인하시기 전망을 상반기 말에서 하반기로 후퇴하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국채시장 수익률은 최근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분기 급격하게 올랐던 증시 지수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게다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강력해지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전일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강력한 생산성과 공급망의 반등, 탄력적인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 하락을 많은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하게 만들고 있다"며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하고 GDP(국내총생산)의 지속적인 강세와 실업률, 인플레이션의 점진적인 감소가 올해 내내 지속된다면 연말, 그것도 4분기에 금리인하를 한 번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다소 양보했던 3분기 인하마저도 예상을 부인하면서 인하폭도 예상(75bp)보다 낮을 거라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중동 확전국면에 유가 90달러...바이든 "즉각 휴전요구"
(AFP=뉴스1) 김민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3.11.08/뉴스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김민수 기자(AFP=뉴스1) 김민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3.11.08/뉴스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김민수 기자
이날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원유 선물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해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라섰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7%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1.68% 올라 90.85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4분기 초 이후 반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연결해 즉각적인 휴전 조치를 요구하면서 불응시 전쟁지원의 중단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마스 테러와 그에 대한 보복전쟁이 개시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이 처음으로 명시적인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피해와 인도주의적 고통, 구호 활동가의 안전을 보전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휴전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가자지구에 관한 미국의 정책은 이스라엘의 후속조치에 대한 평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강력한 휴전 요구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민간인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전쟁을 고수한다면 더 이상의 지원은 없을 거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국의 태도변화는 최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폭격해 민간인 구호 활동가 7명이 사망한 결과가 나타나면서 명확해졌다. 게다가 이란의 보복선언으로 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을 띄면서 국제정세가 불안해지고 물가가 재상승하려는 것을 미국도 상당히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오픈AI 소송한 이유...결국 AI인재난 때문
[크라쿠프(폴란드)=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22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챗GPT 제조업체 오픈AI는 6일 자사가 인류에 이익을 준다는 설립 목표를 배신,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난을 반박하며,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을 반드시 기각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03.06. /사진=유세진[크라쿠프(폴란드)=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22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챗GPT 제조업체 오픈AI는 6일 자사가 인류에 이익을 준다는 설립 목표를 배신,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난을 반박하며,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을 반드시 기각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03.06. /사진=유세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자신이 창업에 동참했던 오픈에이아이(Open AI)에 소송을 건 이유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초 공식적으로는 오픈AI가 비영리법인 사명을 등지고 영리에 몰두하면서 퇴색했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실상은 미국의 투자금 조달이나 인재영입 시장에서 그들이 블랙홀처럼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의 인공지능 전문가 에단 나이트(Ethan Knight)가 회사를 떠나 엑스에이아이(xAI)에 몸담았다는 현지매체의 보도에 대해 응답한 내용에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테슬라의 AI핵심인재가 빠져나갔다는 보도에 대해 즉시 소셜미디어인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에단이 당초 오픈AI로 합류하려 했기 때문에 xAI로 빼올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엑스에 다시 "오픈AI가 대규모 보상 제안을 앞세운 공격적인 스카우트로 테슬라 엔지니어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테슬라는 급여를 인상하고 있고, 이것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미친 인재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AI혁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실제로 마켓에서 활동하는 진짜 AI인재는 수백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러 빅테크들이 소수의 재원들을 서로 모셔가려고 몸값 인상을 계속하면서 그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WSJ 등에 따르면 팀장급 AI인재들은 팀원들과 함께 옮기는 것을 전제로 보너스를 더해 수백만에서 천만달러 이상의 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붐을 주도하는 오픈AI는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영리활동에 핵심이 된 챗GPT 서비스를 제공해 인공지능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이끄는 AI 사업부는 검색이나 플랫폼 서비스보다는 무인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차이가 시중의 자금을 오픈AI로 쏠리게 만들고 그로 인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개발자들까지 전자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뒤처진 머스크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부진과 더불어 최악의 사업적 한계를 맞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한때 그의 제자로 불렸던 오픈AI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샘 알트먼이 눈엣가시 같을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지난해 여름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을 위해 도조(Dojo)라 불리는 슈퍼컴퓨터에 올해 말까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장래가 불투명한 이 전기차 회사가 자율주행 서비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AI붐까지 따라잡을 사업을 만들어낼 것이냐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첨단기술을 독점할 때와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히 나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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