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MZ 재벌' 상속액 515조원 육박…중국의 3배로 급증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4.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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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MZ(밀레니얼+Z) 세대 상속인들이 중국보다 3배나 많은 3820억 달러(약 515조원)를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호황을 맞고있는 인도에서 가족 소유 대기업의 승계가 본격화되면서다.

인도 최고 재벌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 살고 있는 22억 달러(약 3조원) 상당의 27층 저택 전경/사진=트위터인도 최고 재벌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 살고 있는 22억 달러(약 3조원) 상당의 27층 저택 전경/사진=트위터


4일 블룸버그통신은 암바니, 아다니스, 비라스 등 인도의 재벌 기업들이 오너의 고령화로 후계자들의 경영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현재 40세 이하의 자손들이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인도 가문 10곳의 상속 예정 금액은 총 382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동급의 중국인 상속인이 상속받을 수 있는 금액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국과 인도 재벌 간 이처럼 상속 예정액 규모가 벌어진 이유는 중국 증시의 침체 탓이 크다. 중국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감소한 반면 인도는 장기 잠재력에 대한 낙관이 짙어지며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현지 재벌들은 친환경 에너지, 전자상거래 같은 신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인도의 재벌 오너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의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역할을 미국이나 영국 일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간판 좋은' 후계자들이 맡아주길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사진=뉴시스인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사진=뉴시스
165년 전 인도 독립 이전 시대에 창립된 비를라스 가문은 최근 후계자인 가수 아난야와 전직 크리켓 선수 아리아만 비크람을 가문의 3개 사업체 이사회 멤버로 임명했다. 인도 기업들 상당수가 오너 지분이 50%를 넘다보니 자녀가 공개적으로 이사회에 합류하는데 반발이 적다.

인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도 지난해 8월 자신의 세 자녀를 주력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이사회 비상임 이사로 임명했다. 암바니 가문의 경우 승계 계획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무케시의 동생인 아닐 암바니가 수년간 형제간 불화 끝에 2005년 가족간 신사협정을 맺고 릴라이언스의 통신, 금융 서비스 및 기타 신생 사업부를 인수했다. 그러나 암바니 그룹이 승승장구 하는 동안 아닐의 자산은 쪼그라들어 2019년 통신 사업부가 파산 신청을 했다.

인도경영대학원(ISB)의 카빌 라마찬드란 교수는 "모든 상속인이 큰 직책에 필요한 전문 경력을 갖춘 게 아니다. 종종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이라며 "(상속인) 대부분은 엘리베이터 경로를 통해 정상에 오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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