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파트 이름이 뭐였더라"…라체르보·그라시움, 그게 대체 뭔가요[부릿지]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4.04.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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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이 갈수록 길어지고 동시에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글자 수만 무려 25자에 달한다. 한 번 들으면 외울 수도 없고, 들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아파트 이름이 많아지자 서울시에서는 쉬운 아파트 이름 짓기를 독려하기 위한 책자도 발간했다. 아파트 이름은 대체 왜 이렇게 복잡하게 바뀌었으며 서울시는 어떻게 이름 짓는 게 적절하다고 추천했는지 부릿지가 알아봤다.

혹시 한국에서 가장 이름이 긴 아파트가 뭔지 아시나요. 바로 전남 나주에 있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입니다. 한숨에 말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아파트 이름이 글자 수만 25자에 달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 아파트 이름의 뜻이 뭔지 확 와닿지가 않습니다.



이곳뿐 아니라 요즘엔 전반적으로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고 어려워지고 있죠. 그래서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일부 아파트 단지의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은 대체 아파트 이름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 서울시가 최근에 쉬운 아파트 이름 짓기를 독려하기 위해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라는 걸 발간했는데요, 이걸 보면서 어떤 아파트 이름을 짓는 게 적절할지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딸, 아파트 이름이 뭐였더라"…라체르보·그라시움, 그게 대체 뭔가요[부릿지]


한국의 첫 아파트 브랜드는 '호멕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SK건설의 전신인 선경종합건설이 1993년 출시했는데요, 이 다음 2000년 즈음부터 건설사들은 각자 자기만의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도 이때 생겼습니다.

일종의 고급화 전략이죠. 남들과 다름을 강조하고 계급적으로 구별짓기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한 건데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처럼 아파트 브랜드명은 영어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쓰면 '뭔가 더 있어 보이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었죠. 이런 이유로 근처에 공원이 있으면 '파크', 호수가 있으면 '레이크'도 아파트에 자주 붙고 있습니다.
"딸, 아파트 이름이 뭐였더라"…라체르보·그라시움, 그게 대체 뭔가요[부릿지]
최근에는 고급화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어를 넘어 프랑스어, 라틴어까지 아파트 이름에 붙이고 있는데요. 지금 공사 중인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과 강동구의 고덕 그라시움,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까지 이름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아파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이름도 점점 길어지고 있죠. 동탄시범다은마을 월드메르디앙 반도유보라, 가람마을10단지 동양엔파트 월드메르디앙처럼 한 번 들어서는 이름을 다 외우기가 너무 힘든 곳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 조사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990년대 평균 4.2자였던 아파트 이름 글자 수는 2000년대 6.1자, 2019년에는 9.84자까지 늘어났습니다.

차별을 주기 위해 여러 애칭들을 붙여 이름이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구요, 아파트 시공사가 두 곳인데 모두 본인의 브랜드를 넣고 싶어 이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디에이치(현대건설) 퍼스티어 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가 대표적이죠.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픈 아파트 이름 탓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더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을 지을 순 없는 걸까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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