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VS -15%'…고공행진 반도체, ETF 수익률은 천차만별

주요 반도체 ETF 올해 수익률/그래픽=김다나

올해 반도체 업종이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가운데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은 상품마다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반도체 나 엔비디아 등 AI(인공지능) 관련 종목을 담은 ETF는 좋은 성과를 낸 반면 AI와 연관이 없거나 중국 반도체 기업을 담은 ETF는 성과가 저조했다. 구성종목의 종류와 비중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투자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품명에 반도체가 들어간 ETF 중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레버리지 제외)을 기록한 건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다. 지난 3일까지 수익률은 39.4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95%)을 크게 웃돌았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인 'KRX 반도체'(17.39%) 보다도 수익률이 높았다.

'ACE AI반도체포커스 '와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 가 각각 39.08%, 36.07%로 그 뒤를 이었다.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은 34.6%, 'KOSEF 글로벌AI반도체 '는 33.19% 올랐다. 'KODEX 미국반도체MV '는 32.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들의 공통점은 한미반도체나 엔비디아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사업 투자 확대로 AI 서버 핵심 부품인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0월 최저 108.12달러에서 현재 998.64달러로 약 1년5개월만에 700% 이상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AI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조에 필요한 열압착 본딩 장비(DUAL TC)를 만든다. HBM 수요가 증가할수록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증설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미반도체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미반도체 역시 2022년 10월 이후 1200% 가량 상승했고 올해도 134.8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ETF 중 한미반도체 비중이 가장 높은 건 30.86%를 담고 있는 ACE AI반도체포커스다.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26.77%,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은 29.42% 비중으로 담고 있다.

상품마다 투자전략과 구성종목의 종류는 다소 다르다. ACE AI반도체포커스는 국내 상장사 중 HBM 관련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3개 기업(한미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다. 투자 비중은 각각 25%씩이다. 대형주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주 대비 변동성이 크지 않다.


반면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HBM 관련 장비주로만 80% 이상을 담고 있다. 한미반도체 외에도 리노공업 과 ISC , 이수페타시스 , HPSP 등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비중이 높다.

글로벌반도체 ETF 중에서는 엔비디아 비중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와 KOSEF 글로벌AI반도체, KODEX 미국반도체MV의 엔비디아 비중은 각각 24.99%, 22.89%, 19.79%다. 이들 ETF는 올해 주가가 30% 이상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 비중이 8.76%인 'KBSTAR 미국반도체NYSE'의 수익률은 20.79%로 차이를 보였다.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했거나 AI와 관련이 없는 반도체 ETF는 대체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는 올해 주가가 9.34% 하락했다. 'KODEX 한중반도체(합성)'의 올해 수익률은 8.91%였다.

'KOSEF 글로벌전력반도체'는 AI가 아닌 전력반도체 관련 상품이다. 전력반도체란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변환, 분배하는 장치다. 주로 신재생에너지와 관련있기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해당 상품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15.1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