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조건부 관세인하'에 응답? "테슬라, 인도에 공장 짓는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4.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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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테슬라 조사단, 이달 말 인도 파견"…
"최대 30억$, 투자 성사 시 최대 FDI 기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이달 미국에서 인도로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이달 미국에서 인도로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중국의 저가공세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역성장 위기에 빠진 미국 테슬라가 그간 '최대 100%'의 고관세에 망설였던 인도 시장 진출 계획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도 정부의 '조건부' 관세 인하 조치에 테슬라의 인도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해외 생산공장 설립과 관련해 이달 미국에서 인도로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말까지 파견될 조사단은 인도 서부의 마하라슈트라와 구자라트, 남부의 타밀나두 등 이미 자동차 생산 허브가 구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공장 부지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테슬라는 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 인도 수도 뉴델리 주변 지역과 항구 인근 지역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한 소식통은 뉴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에 이미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 공장이 있다며 뉴델리 주변 지역을 잠재적 공장 부지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향후 인도에서 생산된 자동차 수출을 고려해 항구 인근 지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단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모두 항구와 인접한 곳이다.

테슬라의 인도 공장 설립 프로젝트는 인도 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힌두스탄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인도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는 테슬라의 20억~30억달러(약 2조6930억~4조395억원) 직접 투자를 비롯해 테슬라 소형 전기차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업체와의 100억달러 투자 약속, 배터리 산업 생태계 150억달러 누적 투자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인도 정부 측에 현재 출시된 차량보다 저렴한 3만달러 미만의 소형 전기차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인도에서 생산한 저가 모델을 현지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구상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는 저가 모델 '모델2'(가칭)를 내년 판매 목표로 개발 중이다.

 테슬라 조사단이 이달 말까지 인도에 파견돼 서부의 마하라슈트라와 구자라트, 남부의 타밀나두 등 이미 자동차 생산 허브가 구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공장 부지를 물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구글 지도 테슬라 조사단이 이달 말까지 인도에 파견돼 서부의 마하라슈트라와 구자라트, 남부의 타밀나두 등 이미 자동차 생산 허브가 구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공장 부지를 물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구글 지도
FT는 테슬라의 이번 조사단 파견은 인도 정부의 '조건부' 수입 관세 인하를 발표한 이후 이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인도에 최소 5억달러를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약속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 수입 관세를 15%로 인하했다. 기존 수입 전기차의 관세는 70~100%였다. 단 인하된 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전기차 수는 연간 8000대로 제한된다.

테슬라는 그간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심화, 생산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인도 시장 진출과 현지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은 인도의 고관세 제도에 번번이 무산됐었다. 테슬라 측은 공장 설립 등 인도 투자 조건으로 관세 인하를 요구했고, 인도 정부는 테슬라에 정치적 경쟁국인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인도에서 판매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협상이 재개되고, 인도 정부 내 관세 인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테슬라의 인도 공장 설립 기대도 높아졌다.


테슬라의 인도 공장 설립은 테슬라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오는 19일부터 6월1일까지 시행되는 인도 총선의 초점은 비즈니스 및 일자리 창출 성과에 있다며 "테슬라의 투자 확정은 총선을 앞둔 모디 정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회사 최대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에 밀리며 시장 점유율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1분기 테슬라의 인도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6.7%로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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