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정 "쨍그랑"…네타냐후 라이벌 "9월 조기총선 하자"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4.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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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내각 일원 베니 간츠, "신뢰 갱신 위해 6개월 내 조기 선거" 제안

베니 간츠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도착했다./AFPBBNews=뉴스1베니 간츠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도착했다./AFPBBNews=뉴스1


이스라엘 전쟁 내각의 균열이 가속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라이벌이자 전쟁 내각 장관인 베니 간츠가 오는 9월 조기 선거 카드를 들고나왔다. 하마스와의 전쟁 1년에 맞춰 정권 심판용 선거를 앞당겨 치르자는 제안이다.

이스라엘타임스에 따르면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는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9월까지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네타냐후의 사임을 촉구하는 범국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목소리다.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간츠는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긴급하게 합류한 구성된 연정에 대해 "단결을 유지"하고 "신뢰를 갱신"하기 위해 약 6개월 안에 조기 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조기선거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험이라고 공개 비판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간츠는 이스라엘 의회에서 "전쟁으로부터 약 1년이 되는 9월 선거 날짜에 동의해야 한다"며 "이로써 군사적 노력을 계속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우리가 곧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간츠는 최근 몇 주 동안 이 문제를 네타냐후와 논의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기 선거가 이스라엘에 국제적 '합법성'(legitimacy)을 제공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간츠가 말한 합법성은 네타냐후와 극우 연합의 통치를 두 고 미국 등 동맹국의 반대여론이 커진 것을 의식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간츠는 "이스라엘 사회는 지도부와의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이를 수행하고 하마스와 다른 안보 문제에 맞서 싸우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계속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합의된 선거 날짜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츠의 발언은 네타냐후의 집권 리쿠드당과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모두로부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리쿠드당은 성명을 통해 "전쟁 중 선거는 필연적으로 분열과 라파 전투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라피드 대표도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이고 가장 위험하며 실패한 정부가 내려올 때까지 6개월을 더 기다릴 순 없다"고 즉시 선거를 주장했다.


앞서 네타냐후 역시 선거가 하마스에게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조기 선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로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급락했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지원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달 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는 가자지구 전쟁이 끝나면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며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해 불특정 수단(unspecified levers)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에선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됐고, 지난 2일 총리 관저 밖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무력 충돌로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

한편 간츠와 네타냐후는 전쟁 내각을 구성한 이후 반년 동안 계속 삐걱거렸다. 간츠는 지난달 초정통파의 병역 면제 입법에 대해서도 네타냐후와 대척점에 서있다. 이스라엘타임스는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경우 간츠의 국민통합당이 최대 정당으로 부상하고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은 침몰해 간츠가 총리 후보로 유력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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