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신차 효과'…제네시스 GV80, 비싸도 잘 팔린다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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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국산 승용차 신차등록 대수/그래픽=이지혜2024년 1분기 국산 승용차 신차등록 대수/그래픽=이지혜


국산 승용차 시장에서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 차종들이 올해 1분기에도 신차효과를 이어간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차량 시장 수요를 흡수하고 중형급에서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의 올해 1분기(1월~3월)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7000대)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1만4372대로 집계됐다. 옵션을 넣으면 1억원 안팎의 고가 차량이지만 신차효과가 판매를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1월 첫 출시한 GV80은 지난해 10월 첫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아울러 제네시스 최초 쿠페형 SUV GV80 쿠페도 추가돼 라인업도 넓어졌다.



GV80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수입차보다는 가격이 낮아 구매 수요층이 두껍다. 수입차 중에서는 준대형급 경쟁 차종인 BMW X5 판매량은 1750대, 벤츠 GLE는 1541대를 기록했다. 국내 준대형 SUV뿐만 아니라 대형 SUV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올해 1분기 대형인 현대차 팰리세이드(6458대), 기아 EV9(1054대)뿐만 아니라 수입차인 BMW X7(1041대) 등 경쟁 차종에 비해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SUV 선호가 두드러지는 국내 시장에서 중형 SUV 대표 모델인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도 신차효과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각각 부분변경,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지난해 1위 그랜저를 제치고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 시장 1, 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쏘렌토의 올해 1분기 신차 등록대수는 2만8811대로 전년 동기(1만6998대)보다 69.5% 늘었다. 같은 기간 싼타페는 8505대에서 2만5374대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넓은 공간, 실용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주력 차종의 변경 모델을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것도 판매량을 늘린 배경이다. 쏘렌토와 싼타페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의 각각 73.3%, 68.5%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 기아 RV(레저용차량) 카니발 모두 지난해 말 부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넣었고 올해 1분기 신차 등록대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 15.5% 늘었다.

올해 1분기 국산 승용차 신차 등록대수 10위 안에 현대차 세단 그랜저, 아반떼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SUV였다.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현대차그룹 모델이 차지했다. 기아 5개(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레이·셀토스), 현대차 4개(싼타페·그랜저·투싼·아반떼), 제네시스 1개(GV80) 모델이 상위 10개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그랜저의 신차 등록대수는 올해 1분기 1만6174대로 전년 동기보다 50.6% 감소했다. 2022년 12월 새 모델이 출시돼 지난해 판매량 10만대를 넘겨 국산 승용차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신차효과가 사라진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SUV GV80은 국산차 중에서는 경쟁 모델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라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원하지만 독일 브랜드에 대한 피로감을 느낀 수요층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SUV 모델들도 소위 잘 팔리는 차종에 하이브리드를 탑재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 신차효과를 계속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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