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구해야 돼" 집 들어갔다 못 나왔다…대만 강진, 최소 9명 사망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4.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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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 지역의 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천왕성빌딩이 이날 발생한 강진에 기울어지고 창이 깨진 모습/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 지역의 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천왕성빌딩이 이날 발생한 강진에 기울어지고 창이 깨진 모습/AFPBBNews=뉴스1


3일(이하 현지시간) 대만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 피해복구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자 수도 늘고 있다. 다만 지진으로 중단됐던 전력·가스 공급과 현지 생산공장 운영 등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8분(한국시간 오전 8시58분)경 규모 7.2 지진이 발생한 이후 오후 5시30분까지 무려 154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 중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2건에 달했다. 대만 당국은 최초 지진 규모 7.2와 비슷한 수준의 후속 지진은 없다며 단발성 지진의 여진으로 봤다.

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이번 지진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946명이 다쳤다. 또 137명이 터널 등에 고립된 상태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망자는 모두 이번 지진 피해가 가장 큰 화롄에서 나왔고, 사망자 대부분은 산사태 등으로 떨어진 낙석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후 새롭게 확인된 사망자 2명 중 1명은 지진으로 무너진 빌딩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롄 경찰과 소방당국 통계에 따르면 대만 대표 관광지 타이루거 국립공원의 데타론 산책로에서 60대 여성 3명, 타이루거 국립공원(8호선) 1명, 후이더 터널 주차장 1명, 동부 슈화 고속도로 다칭수이 터널 1명 그리고 허런 광구와 허핑 광구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타이루거 국립공원 측은 공원 내 인원은 직원과 관광객을 합쳐 654명이라며, 이날 입산객까지 포함하면 산속에 고립돼 구조 중인 사람이 1000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추산을 초기에 내놓기도 했다.

3일 대만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기준 최소 9명이 사망하고, 946명이 다쳤다. 영상은 지진 발생 당시 산사태 모습 /영상=엑스(트위터)3일 대만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기준 최소 9명이 사망하고, 946명이 다쳤다. 영상은 지진 발생 당시 산사태 모습 /영상=엑스(트위터)
추가로 발견된 사망자 2명 중 1명은 이번 지진으로 심하게 기운 화롄의 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천왕성빌딩에서 발견됐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30대 여성 강씨가 건물 흙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씨의 이웃은 그가 지진 발생 직후 고양이를 구하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도로, 터널 등이 막히면서 고립자도 137명이 발생했다. 앞서 독일인 2명 등 60명가량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던 화롄현의 진원 터널에서는 오후 5시30분 기준 차량 20대와 41명이 성공적으로 구조됐다고 교통부 고속도로국은 밝혔다.

건물 붕괴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화롄의 피해가 상당했다. 화롄 시내에서는 천왕성 빌딩을 비롯해 건물 2채가 심각하게 기울어져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신베이시에서는 중허구의 한 건물 창고가 무너져 1~5층이 전소됐다. 수도 타이베이에는 오래된 건물과 일부 신축 오피스 단지에서 타일이 떨어졌다.

한편 이번 지진은 청명절(4월4일)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발생해 연휴 기간 교통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만 교통부는 대만 철도 도로국에 긴급 복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도록 요구하고, 항만국과 민간항공국에도 선박 배치와 추가 항공편 운항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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