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담배업계…전자담배 3파전 심화한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4.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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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


올해 주요 담배업계의 수장 2명이 새로 선임됐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고 1, 2위 간의 점유율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업계는 전자담배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앞서 BAT로스만스의 신임 사장에는 지난 2월 송영재 BAT베트남 재무 총괄이 올랐다.



사령탑이 교체된 양사는 전자담배 시장 성장성에 발맞춰 각각 전략을 짰다. KT&G는 방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 비전 이행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대 사업 중 하나인 NGP(전자담배) 사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수익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필립모리스가 선두 탈환에 나선 만큼 KT&G는 1위 수성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전자담배의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 A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담배 제조사 매출 비중에서 KT&G는 48%로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필립모리스가 점유율 41%로 바짝 뒤쫓는 상황이다. 또 KT&G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46.6%로 전년(47.5%)보다 감소하기도 했다.



이에 KT&G는 지난 주총에서 정관 변경의 건을 승인하고 신규 사업 목적에 '전자상거래업'과 '통신판매업 및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했다. 그간 유통 대행사를 중간에 끼고 궐련형 전자 담배를 판매해 온 방식 대신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처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BAT로스만스는 주요 업계 중 액상형 전자담배를 유일하게 보유한 만큼 '멀티 카테고리' 전략을 계속 펼친다는 방침이다. 일반 궐련 담배의 대체품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선택지를 마련하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 고 800'의 판매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BAT로스만스는 KT&G와 필립모리스의 양강 구도에서 2021년을 기점으로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2021년 9월 출시한 '글로 프로 슬림'이 모멘텀이 됐다는 게 BAT로스만스의 설명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글로 프로 슬림은 한국인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에 처음 출시했다"며 "휴대성·디자인을 개선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04%에서 2022년 6월 기준 11.58%로 2배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5월 윤희경 신임 대표를 맞은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글로벌 출시 10주년을 맞아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할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또 '아이코스 일루마'와 전용 담배 스틱 '테리아'에 집중한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필립모리스가 5년간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오다 2022년부터 KT&G에 1위를 내준 뒤 같은 해 10월 출시한 제품이다. 이후 아이코스 일루마의 제품군 확장을 통해 필립모리스의 점유율을 견인한 제품으로도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어 신규 소비자 유입이 계속 이뤄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점유율도 뒤바뀌기 때문에 점유율 다툼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디바이스, 스틱 합산)는 2조823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또 전체 담배 판매량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6.9%로 6년간 5배 넘게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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