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 '진정성' 담보하려면 의대 증원 배정 중지해야"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4.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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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도 있다는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진의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원 논의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은 2025년 의대 증원 배정을 중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어렵게 성사되는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먼저 지난 1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을 거론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기대를 가지고 지켜봤지만, 실망만 가지고 돌아서야 했던 담화였다"면서 "이후 대통령실에서 증원 조정 등 유연성을 갖춘 내용이었다는 설명이 추가됐지만 진의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로) 국립대 의대 교수 증원 신청을 받는다는 발표가 나오는 등 후속 조치가 계속 이뤄지는 것을 보며 정원 조정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은 늘 열려 있고 의대 정원 역시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5년 의대 증원 배정을 중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윤 대통령이 전공의를 직접 만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지난주 의협 비대위가 제안했던 내용이 현실화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과 만남을 두고 의협 비대위가 전공의와 어떤 논의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전공의와 소통은 잘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을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며 "전공의와 대화는 대통령실이 진행하는 상황이라 의협 차원에서 말할 내용은 없다"고 언급했다.



의협 비대위는 "신규 인턴 등록을 대부분 하지 않았다. 이는 아직 정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생각하는 이상으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젊은 의사와 의학을 연마해야 하는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성 있는 자세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부터 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예산지원을 약속한 점도 "반갑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전용하지 않고 '필수 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의협 비대위는 "하지만 이러한 지시가 나오고 보건복지부는 각 학회에 전공의 수련비용 예산안을 만들어 8일까지 보내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며 "졸속 추진되는 예산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비대위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구성에 대해 "의료는 특수한 분야인 만큼 의료진이 반수 이하로 참여할 경우 의견 개진과 제대로 된 정책 마련이 힘들 것"(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의료 개혁은 사회적으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라 다양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매년 이루어지는 건강보험 수가 계약 과정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의료계가 들러리가 되는 위원회의 구성이 된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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