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단체 '오폭' 7명 사망에…이스라엘 "의도치 않은 큰 실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4.03 16:19
글자크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식량을 배급하던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을 오폭으로 숨지게 한 것과 관련해 "중대한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의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식량을 배급하던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을 오폭으로 숨지게 한 것과 관련해 "중대한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의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식량을 배급하던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을 오폭으로 숨지게 한 것과 관련해 "중대한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1일 발생한 사건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WCK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제구호단체인 WCK 소속 차량 3대가 가자지구의 한 창고에 구호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중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이로 인해 호주, 폴란드, 영국 출신 직원들을 비롯해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자, 통역을 돕던 팔레스타인 주민 등 최소 7명이 사망했다.

WCK는 미슐랭 2스타 셰프 호세 안드레스가 세운 비영리 기구(NGO)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 식량을 공급해 온 대표적인 단체다. WCK는 이번 주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332톤 분량의 식량을 해상으로 전달할 계획이었다. 사고 이후 WCK는 가자지구에서의 구호 활동을 즉시 중단했다.



그동안 인도적 지원을 주도해 온 중동 국가들도 전면 지원 중단에 나서면서 가자지구에서의 구호품 배급은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전날 가자지구 중부에서 공습으로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사망한 데 대해 완전한 조사와 향후 요원 보호가 보장될 때까지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UAE는 가자지구 해상 통로를 통한 원조의 주요 재정 지원국이다.

수십년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활동해 온 미국 워싱턴 기반 구호단체 '아네라'는 이번 공습 이후 가자지구에서 자체 운영을 중단했다. 단체는 성명에서 "원조 전달과 관련된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도움을 전달하려는 구호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분노와 우려"를 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완전한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사망한 구호 활동가들의 가족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총회에서 이번 전쟁으로 196명의 인도주의 활동가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비양심적이면서도 전쟁 진행 중에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휴전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