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또 만나" 쏟아진 빗속에 트럭 떠났다…눈물의 배웅길

머니투데이 용인(경기)=김온유 기자 2024.04.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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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여명 팬들 모여 마지막 인사

3일 에버랜드는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을 통해 푸바오를 이송했다. 푸바오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사진=김온유 기자3일 에버랜드는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을 통해 푸바오를 이송했다. 푸바오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사진=김온유 기자
"좋은 사육사 할아버지 만나 너의 판생이 영원하길 매일매일 기도할게."

3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40대 여성 박모씨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사랑해 푸바오, 또 만나자"며 마지막 배웅길을 함께했다. 이날 삼성물산 (147,800원 ▲1,300 +0.89%)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가 중국 쓰찬성에 있는 워룽 선수핑 기지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푸바오는 지난달 4일부터 한 달간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에 의해 한중 양국 규정과 조건에 따라 검역절차를 완료했고, 이날 오전 10시40분경 판다월드를 나선 뒤 11시쯤 에버랜드를 떠났다. 이어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은 후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에 탑승하고 판다월드를 떠난 푸바오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배웅 현장에는 평일 오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6000명의 팬들이 찾아 준비한 깃발을 흔들며 푸바오의 앞날을 응원했다. 팬들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푸바오의 마지막을 남기기 위해 손에서 휴대폰을 놓치지 않았다. 몇몇은 흐느끼며 "잘가 푸바오", "사랑해" 등 인사를 외치기도 했다.

30대 후반 여성 안모씨는 "푸바오 한국에 있을 때 더 자주 보러 오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잘 가고 중국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으면 만나자"고 슬퍼했다. 서울에서 새벽부터 달려온 40대 여성 박모씨도 "중국에서 건강하게 지내다가 또 만나자. 꼭 보러갈게"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에버랜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사전 모집한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의 디자인에 담아 푸바오를 위한 꽃길을 마련했다. 또 120만 송이 봄 꽃 가득한 포시즌스 가든의 가로 24미터, 세로 11미터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에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게시해 팬들과 추억을 함께 했다.
3일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약 6000여명의 푸덕이 팬들이 에버랜드를 찾았다. 이날 에버랜드 정문에는 새벽 4시쯤부터 손님들이 대기하기 시작했다./사진=김온유 기자3일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약 6000여명의 푸덕이 팬들이 에버랜드를 찾았다. 이날 에버랜드 정문에는 새벽 4시쯤부터 손님들이 대기하기 시작했다./사진=김온유 기자


차량에 탑승한 푸바오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고 푸바오 할부지로 익히 알려진 강철원·송영관 사육사가 그 동안 보내준 팬들의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는 어른 판다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검역 등 모든 과정을 잘 마쳤다"며 "네가 새로운 터전에 터전에 도착할 수 있게 곁에 있을 것"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송 사육사도 "푸바오의 1354일간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여러분이 사랑해준 기억 덕분에 푸바오가 앞으로 현지의 삶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사육사는 "중국에 가면 대나무 먹이도 더 풍부해지고 만나는 전문가들이 훨씬 경험이나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어 푸바오의 특성에 맞게 잘 대처해주실 것"이라며 "여기 있으면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라 가면 더 행복한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푸바오가 지난 한달간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도중 번식과 관련된 행동이 발현돼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육사들이 소음이나 먹이 관리 등을 세심하게 살펴 안정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버랜드는 판다월드 출발부터 중국 선수핑 기지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해 푸바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지난해 말 맺은 중국 CCTV와의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내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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