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나만 돈 못 버나?" 초조해진 이들, 주식계좌 서둘러 팠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4.04 06:33
글자크기
주식거래활동계좌수 추이/그래픽=김현정주식거래활동계좌수 추이/그래픽=김현정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주춤했던 증시가 반등하면서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IPO(기업공개) 대어들이 공모주 시장을 뜨겁게 달군 것도 계좌 개설 증가를 부추겼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1일 기준)는 7193만555개다. 올해 초(6925만9138개)와 비교해 267만1417개 늘어났고 역대 최대 수준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의 거래에 사용됐고,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예치된 계좌가 기준이다.



같은 기간 투자자 예탁금도 나란히 증가세를 보인다. 52조7537억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59조6299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46조원대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더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최근 1년 사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31일 2273.97포인트까지 내려앉았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700선까지 올라섰다. 734.2포인트를 찍었던 코스닥은 지난달 900선을 넘기기도 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견인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도 했다. 국내 시장을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도 다시 유입됐다.

'대어'의 부재에도 기업공개(IPO) 시장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 또한 활동계좌 수 증가를 도왔다. 코스피 상장한 미용기기 전문기업 에이피알 (284,000원 ▲14,000 +5.19%)을 비롯해 스튜디오삼익 (12,760원 ▲220 +1.75%), 케이웨더 (6,090원 ▼10 -0.16%), 삼현 (32,100원 ▼400 -1.23%), 오상헬스케어 (15,100원 ▼220 -1.44%)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주요 기업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공모주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에이피알이 성공적인 상장을 이뤘고 대어급의 IPO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14개 기업의 공모가 확정 현황을 살펴보면 공모 상단 초과 비중이 100%를 차지하면서 최고 호황기를 보냈다"며 "'따따블'(공모가의 4배)이 가능해지면서 IPO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공모주 청약은 증권사별 중복청약이 불가능하지만, 다수의 계좌를 보유할 경우 경쟁률을 확인해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주관 증권사 계좌로 청약이 가능하다. 의도적으로 계좌 수를 늘리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 활동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 관련주를 비롯해 테마주에 대한 단기 투심도 반영됐다. 화천기계 (3,715원 0.00%), 와이더플래닛 (13,330원 ▲480 +3.74%), 대상홀딩스 (8,650원 ▼70 -0.80%) 등 정치 테마주들은 정치인의 발언이나 여론조사 지지율에 따라 거래량을 키우며 급등락세를 보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