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성공 주장..."추적·요격 어려워 위협적"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4.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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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지난 2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지난 2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험발사로 모든 미사일의 고체 연료화와 핵 무기화 등을 실현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이 극초음속인 마하5(시속 6120㎞) 이상 속력으로 비행한 이번 탄도미사일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실제적인 위협이 다가왔다고 지적한다.

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인 '화성포-16나'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이번 시험은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설계와 기술적 특성을 확인하는 목적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모든 미사일, 고체연료화·핵무기화" 주장
한국국방안보포럼이 지난 2일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분석. /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한국국방안보포럼이 지난 2일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분석. /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노동신문은 "새로운 무기체계의 첫 시험발사는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를 1000㎞ 한도 내로 국한시켰다"면서 "2단부 발동기(엔진) 시동 지연과 능동 구간에서 급격한 궤도변경 비행 방식으로 속도·고도를 강제 제한하면서 활공 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측면기동 능력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는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1차 정점고도 101.1㎞,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해 사거리 1000㎞의 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으며 주변국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성공을 확인하고 대만족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방 과학기술력의 절대적 우세를 과시하는 또 하나의 위력적인 전략공격 무기가 태어났다"며 "이로써 우리는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 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하게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사무국장)은 "화성포-16나는 극초음속 비행과 활동 도약까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은 "발사 의도의 사전 노출로 인한 선제타격을 회피하기 위해 고체연료 엔진을 활용한 것"이라며 "또 콜드런치 방식으로 발사대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액체와 같이 연료 주입시간이 없어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또 북한은 발사 직후 로켓 엔진이 점화되는 '핫 런치' 방식과 달리 일정 고도까진 가스로 미사일 본체를 밀어올린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 런치'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이동식으로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합참 600㎞ 비행 추정했는데…北 1000㎞ 비행 주장, 무슨 의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평양시 교외의 군부대 훈련장에서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 사진=뉴스1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평양시 교외의 군부대 훈련장에서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 사진=뉴스1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오전 6시53분쯤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발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 직후 추적·감시에 나섰고 북한 미사일이 6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1000㎞ 비행 후 탄착을 주장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군은 발사 직후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를 600여㎞라고 추정했는데 북한은 1000㎞라고 주장했다"며 "결국 마지막 400여㎞는 극초음속 활강 비행한 지점으로 보이며 우리 군이 탐지·접촉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액체연료 기반 '화성-12'는 차량 바퀴가 6축 정도로 최대 사거리가 6000㎞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이번에 발사한 고체연료 기반 '화성포-16나'는 차량 바퀴가 7축이므로 사거리가 6000㎞ 이상으로, 괌을 비롯해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일본 방위성도 사거리를 650㎞ 이상으로 발표했고 우리 군도 탐지 궤적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궤적을 탐지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센터장은 "김정은은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강조함으로써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핵무기를 탑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북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발은 미군 기지가 있는 괌과 더 나아가 알래스카를 표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일각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추적을 못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1000㎞ 비행거리는 북한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600여㎞로 한미일 정보당국이 모두 확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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