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국내 전기차 판매 57.4%↓..."보조금 때문이라지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4.04.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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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스 '현대 N 페스티벌'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식 연습 라운드에서 '아이오닉 5 N eN1 컵 카(Cup car)'를 공개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이오닉 5 N eN1 컵 카'는 최고 출력 478kW(650마력)의 전?후륜 모터와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 등 첨단 전동화 기술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고 서킷 주행을 위한 여러 요소를 추가해 제작한 경주차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4.3.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사진=(서울=뉴스1)(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스 '현대 N 페스티벌'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식 연습 라운드에서 '아이오닉 5 N eN1 컵 카(Cup car)'를 공개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이오닉 5 N eN1 컵 카'는 최고 출력 478kW(650마력)의 전?후륜 모터와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 등 첨단 전동화 기술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고 서킷 주행을 위한 여러 요소를 추가해 제작한 경주차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4.3.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사진=(서울=뉴스1)


현대차·기아의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넘게 급감했다. 보조금이 늦게 결정된 영향이 가장 크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전기차 시장 퍼스트 무버로 나섰던 현대차·기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1~3월 전기차를 총 1만3185대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판매량(3만987대) 대비 57.4% 줄었다.



현대차·기아가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모델 모두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6는 1038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73.1% 판매가 줄었고 아이오닉5(2120대)는 42.5%, G80 전동화 모델(64대) 81.2%, Gv60(85대) 90.9%, GV70 전동화 모델(144대) 70.1%씩 판매량이 급감했다. 포터 EV 역시 3041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60.7% 줄었다.

기아는 니로EV 87.3%, EV6는 70.6% 판매량이 급감했고 봉고 EV 판매량 역시 80.5% 줄었다. 다만 지난해 1분기에는 없던 레이 EV와 EV9의 판매량이 각각 2442대, 75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전기차 판매량 감소 폭은 55.0%에 그쳤다.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현대차·기아의 문제만은 아니다. 테슬라 역시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를 기록했다. 월가의 전망치는 42만대를 상회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테슬라의 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급망이 붕괴됐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판매가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부진했던 것은 전기차 보조금 확정이 늦어졌던 영향이다. 환경부는 지난 2월 20일에 올해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을 확정했다. 전기차 보조금 발표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1~2월 판매가 사실상 없었다는 이야기다.

다만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 단계에 이르기 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인 '캐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대로 전년 대비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인 33.5%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나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기차 점유율이 5%에서 15%로 확장하는 데 3년 이상 걸린 나라는 한국과 미국을 제외하면 없다. 한국은 2021년 3분기 점유율이 5% 돌파하고도 2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때문에 현대차·기아가 안방에서 고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보다 빠르게 전동화에 투자한 회사다. 단기간의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동화에 올인하면서 상대적으로 내연기관 신모델 등에 대한 투자가 줄었다"며 "2분기 판매량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1분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로 전기차 판매 둔화를 상쇄했다. 현대차·기아 판매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양사가 국내 시장에 판매한 하이브리드차는 8만3561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만9559대보다 40.3%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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