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날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전략폭격기 B-52H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이 실시한 연합 공중훈련 모습. / 사진=뉴스1
3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일 공군은 지난 2일 제주 동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 일대에서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B-52H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군이 운용하는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다. 이 폭격기는 사거리 200㎞의 핵탄두 탑재 공대지 미사일을 비롯해 최대 31t(톤)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한 뒤 복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IRBM 관련 테스트였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괌 등 미국의 증원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0일에도 괌 등 미국의 증원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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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인 마하 5(시속 6120㎞) 이상 속력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IRBM과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은 매우 흡사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번 시험이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 기술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도발은 4·10 총선을 불과 8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북한의 속셈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성능을 개선하는 시험,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전 기술 점검일 수 있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의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최근 주력하는 것은 미사일의 속도 향상과 고체연료를 활용한 시험 등으로 러시아에 무기 판매를 겨냥한 성능개선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또 상반기 내 군사 정잘위성의 성공적 발사를 위한 중간기술 점검 의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