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 등 가자에 구호식량 보내던 7명, 이스라엘 공격에 사망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4.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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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센트럴키친(WCK) 구호 직원들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들의 시신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 발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뉴스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들의 시신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 발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슐랭 2스타 셰프가 세운 비영리기구(NGO) 직원 7명이 가자기구에 구호 식량을 공급하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했다. 호세 안드레스 셰프가 세운 월드센트럴키친(WCK)은 이번주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332톤 분량의 식량을 해상으로 전달할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2일 WCK 구호 직원 7명이 가자지구에서 해상으로 가져온 100톤 이상의 식량을 내린 후 장갑차 2대와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하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WCK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생 이후 지난달까지 175일 동안 가자지구에 4200만끼 이상의 식사를 제공해왔다. 지난달에는 키프로스에서 해상 통로를 이용해 가자지구로 첫 구호품을 운송하는 데 참여했고 이번주 332톤 분량의 두 번째 해상구호품을 전달하려던 찰라였다.

로이터가 입수한 영상에는 구급대원들이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는 모습과 사망자 중 3명의 여권을 보여주는 장면이 담겨있다. 사망한 WCK 직원들은 호주, 영국, 폴란드 시민권자로 알려졌다.



WCK의 최고경영자(CEO) 에린 고어는 "이번 공격은 WCK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식량이 전쟁무기로 사용되는 끔찍한 상황에서 인도주의단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WCK의 설립자인 호세 안드레스 셰프 역시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 정부는 민간인과 구호요원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고 식량을 무기화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폭력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부 가자지구 상공에서 낙하산에 부착된 인도적 구호품이 군용기에서 공중 투하되고 있다./AFPBBNews=뉴스1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폭력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부 가자지구 상공에서 낙하산에 부착된 인도적 구호품이 군용기에서 공중 투하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스라엘 군은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최고위급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인도적 지원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WCK와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WCK는 가자지구에서의 구호 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향후 활동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구호 활동을 시작한 이래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 미국 국경의 난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의료 종사자, 우크라이나와 가자 분쟁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식량을 전달해왔다.


설립자 안드레스 셰프는 스페인계 미국인 레스토랑 운영자로 유명 요리책 작가이기도 하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그의 아방가르드 스타일 레스토랑 '미니바 바이 호세 안드레스'는 미슐랭 2스타를 받았다. 안드레스는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내셔널 휴매니티즈 메달'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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