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캔 천원? 엄청 싸네" 맥주 사러 몰려간다…편의점 '가성비' 전쟁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04.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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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수입사와 마진율 협의 후 단독 할인가 판매...고객 접점 확대 전략

세븐일레븐에서 단독 판매하는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4캔을 4000원에 판매한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세븐일레븐에서 단독 판매하는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4캔을 4000원에 판매한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편의점 업체들이 최저가 단독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선다. 제조·수입사와 협의해 마진율을 줄여 다른 유통 채널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한 수요층이 타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500ml)' 4캔을 4000원에 판매한다. 1개 당 1000원으로 편의점 역대 최저가다. 기존에 판매 중인 맥주 중 가장 저렴한 '필라이트'(355ml)가 1개 당 1250원인데, 이 제품보다 용량당 가격이 40% 저렴한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또 오는 10일까지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스텔라, 산토리 등 인기 수입 맥주 6종 번들 상품을 30% 할인된 8800원에 판매한다. 크러시, 카스, 필라이트, 켈리 등 국산 맥주도 4월 한달 간 최대 33%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가 시작된다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이다. 세븐일레븐 매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맥주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이상 증가했고, 캔맥주 매출은 약 20% 증가했다.



CU가 지난 2월 출시한 PB(자체브랜드) 상품 '880 육개장 라면' 가격은 880원으로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같은 용량의 NB(제조사 브랜드) 제품보다 20% 저렴하다. CU가 기획하고 팔도가 생산한 이 제품은 출시 5주 만에 30만개가 판매됐고, 매주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U편의점 매장을 찾은 시민이 서민맥주를 고르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5월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초가성비로 출시한 서민막걸리의 한 병당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했다. /사진제공=뉴시스[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U편의점 매장을 찾은 시민이 서민맥주를 고르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5월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초가성비로 출시한 서민막걸리의 한 병당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했다. /사진제공=뉴시스
CU는 지난해 초저가 콘셉트 주류인 서민막걸리(1000원)와 서민맥주(1500원)를 선보였는데 두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170만개를 넘어섰다. 이에 CU는 지난달 '밤값 막걸리(750ml)'도 업계 최저가 수준인 1500원에 출시했다.

GS25는 주류사 맥키스컴퍼니와 협업해 이달 말까지 '선양 소주(640ml)' 페트 제품을 2800원에 판매한다. 정상 판매가보다 200원 더 할인된 가격이며, 동일 용량의 타사 제품 판매가(3300원)보다 15% 저렴한 수준이다.

GS25는 지난해 11월 기존 소컵 컵라면(86g)보다 용량을 22% 늘린 PB 컵라면 '면왕'을 990원에 판매 중이다. GS25 구독 서비스와 통신사 제휴 할인을 함께 적용하면 69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초부터 PB 상품으로 1L 우유(2400원), 500ml 페트커피(1300원), 500ml 생수(600원) 등을 업계 최저가로 판매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이 같은 초저가 전략이 재방문율이 높은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져 실적 개선에도 도움일 될 것으로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이 좋은 상품을 선보이면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며 "해당 제품들은 제조·수입사와 협의해 마진율을 줄인 특화 상품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면 유통사와 제조사 모두 이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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